한국생명공학연구원 난치질환치료제연구센터 김보연 박사팀은 서울대 권용태 교수팀과 공동으로 세포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생성되는 유해 단백질의 분해 작용원리와 최종 변화과정을 규명하는데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인체는 세포 내 단백질의 수명이 다하거나 손상되는 경우 이를 분해해 폐기처리하는 시스템과 재활용하는 시스템이 존재한다. 단백질 대사의 주요 경로인 두 시스템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생물체의 생존과 항상성을 유지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화나 유전적 변이 세포 내 스트레스 등으로 세포위해성 변성단백질 쓰레기가 누적되면 신경세포를 손상시켜 파킨슨·루게릭·헌팅턴 등 퇴행성 뇌질환이나 각종 신경성 질환을 일으키는 요인이 된다. 퇴행성 뇌질환에 대한 연구는 비교적 많이 진행됐지만 극심한 스트레스와 같은 내·외부 요인에 의해 세포 내에 누적된 변성단백질 응고체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p62’란 단백질이 단백질의 특수 부위에만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사실을 발견, 세포가 단백질 응고체를 처리하는 방법의 실마리를 풀었다. 변성단백질 응고체는 p62와 접착해 세포 내 소각로 역할을 하는 리소좀에 전달됨으로써 분해·제거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기존에는 세포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생기는 변성단백질이 단백질 합성 장소(소포체) 내에서 자가 정화 과정을 통해 제거된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선 소포체 밖에서의 작용이 쓰레기 단백질 처리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퇴행성 뇌질환이나 신경성 질환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현재 신약 후보물질로 기대되는 저분자 화합물을 찾아냈으며 이를 이용해 헌팅턴 질병의 원인 인자인 헌팅턴 단백질 응고체를 배양세포에서 제거하는 원천기술도 확보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셀 바이올로지(Nature Cell Biology)’ 6월 15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유주경 기자 willowind@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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