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은 1990년대 말부터 당의 총비서라는 직함 대신 ‘국방위원장’이라는 직함으로 북한을 통치하고 있다. ‘국방위원장’이란 직함은 선군정치(先軍政治)와 관련이 있다.천안함 폭침(爆枕)이 북한의 군부세력에 의한 만행이라는 것이 과학적인 증거를 바탕으로 만천하에 공개되어 국민들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는데도, 정부 당국에서는 김정일 이름자 밑에 ‘국방위원장’이란 직함을 여전히 ‘예우’해 주듯 붙여 주고 있어 양식 있는 국민들은 거부감을 느낀다고 말한다.북한의 신문과 방송은 이명박 대통령을 ‘대통령’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북한의 언론매체들은 이 대통령을 지칭하여 ‘이명박 역도’. ‘민족반역자’. ‘살인자’. ‘호전광’. ‘인간속물’. ‘식민지 주구’ 등 입에 담을 수 없는 인신공격을 하고 있다.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우리 정부를 향하여 ‘남조선 괴로 도당’. ‘민족반역 집단’. ‘인간 속물들’ 등 수십 종이 넘는 원색적인 욕설로 비난하기도 한다. 이뿐만 아니라 북한은 지난 23일 대남 라디오 매체인 평양방송을 통해서도 “괴뢰패당(남한)이 미·일과 결탁해 공화국을 압살하기위해 조작한 특대형 모략극”이라고 주장했다.또 조선중앙방송은 “전 인민적성전에 떨쳐나가겠다”고 위협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그러나 우리 정부 당국은 김정일을 언급할 때마다 북쪽의 공식직함대로 ‘국방위원장’ 또는 ‘위원장’이라고 호칭하면서 일체 모독성 비방을 삼가고 있다. 국가원수에 대한 비방은 외교적으로도 옳은 일이 아니기 때문에 남쪽은 어디까지나 남북화해의 대승적 측면에서 성숙한 자세로 인격을 존중해 주는 호칭을 사용해 온 것이다.46명의 고귀한 젊은이들의 목숨을 앗아간 만행도 모자라 이젠 적반하장 식으로 ‘전면전’ 운운하는 북한의 작금의 공세적 작태를 보면 더 이상 김정일 이름 자 뒤에 국방위원장이란 ‘예우적 호칭’을 붙여주기엔 거부감을 갖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국민들의 ‘정서’인지도 모른다.남한 내의 일부 종북 세력들은 북쪽의 김정일은 ‘국방위원장님’이고, 남쪽의 대통령은 ‘이명박’으로 부른다. 이런 호칭 자제가 ‘전술적 화술’이라고 지적하는 이들도 많다. 정부 당국에서는 차제에 ‘주적(主敵)’ 개념 부활과 더불어 적어도 국방부, 통일부, 외교부 대변인 등의 논평에서 ‘국방위원장’이란 호칭 사용도 국민정서에 맞게 재고해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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