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레나무는 장미과의 낙엽관목으로 2∼4미터 정도 자란다. 줄기와 어린 가지에 잔털이 많고 갈고리 같은 가시가 있다. 나무껍질은 회색으로 불규칙하게 갈라져 조각나며 떨어진다. 잎은 어긋나며 대여섯 개로 이루어진 복엽형태다. 잎 가장자리에는 톱니가 있고 끝은 뾰족하다. 꽃은 5∼6월에 흰색 또는 연분홍으로 가지 끝에 달려 핀다. 열매는 가을에 둥글고 붉게 익는다.

찔레나무는 원예 품종인 장미류의 대목(臺木)으로 이용되며, 꽃은 향수(香水)의 원료로 사용한다고 한다. 흔히 들장미 또는 야장미라고도 불린다. 찔레란 이름은 ‘가시가 찌른다’라는 뜻에서 온 것이라 하는데 어감이 맞아떨어지는 것 같다.

산수(傘壽)를 넘긴 큰 누님이 열아홉 시절 시집 가던 즈음에 찔레순을 그렇게 많이 먹었다고 한다. 화장품도 맛사지도 없던 그 때 찔레순을 먹으면 얼굴이 고와진다해서 그랬다며 빙그레 웃으신다. 그래서인지 아직도 누님은 참 곱다. 먹을 것이 흔치 않던 그 시절에 영양가가 풍부했던 찔레순은 그런 효과가 있었을 법하다.

한의 자료에 의하면 이 찔레나무의 열매는 가을에 붉게 익었을 때 채취하여 약재로 썼다. 관상동맥(冠狀動脈)을 확장시키고, 체내의 지방과 단백질 대사를 개선시키며 동맥경화(動脈硬化)의 형성을 억제시키는 약리작용이 있다고 한다. 그 효능으로는 노인(老人)이 소변을 잘 보지 못하고 전신이 부었을 때 효과가 있고, 불면증, 건망증 및 꿈이 많고 쉬 피로하며 성기능이 감퇴 되었을 때 응용한다. 그리고 뿌리도 폐결핵 및 당뇨병에 효력이 있으며, 타박상, 관절염에도 쓰인다.

민간요법으로는 뿌리를 캐서 달인 물을 마시면 신경통이나 관절염에 효험이 있다고 했다. 최근에는 이 찔레나무 버섯이 위암이나 대장암 등에 항암(抗癌)효능이 있다하여 주목을 끌기도 했다. 우리 주변에 흔하게 있는 찔레나무가 사람에게는 아주 유용한 약용식물인 셈이다.

가수(歌手)들이 부른 찔레꽃 노래는 대개 가사(歌辭)의 내용과 곡조(曲調)가 애절하다. 엄마, 그리움, 고향 등 일제(日帝) 강점기에 방황하던 우리 민족의 정서를 찔레꽃에 비유해서 표출했던 것이다. 찔레꽃의 색깔이나 향기를 슬프고 서럽게 노래하고 있다 하지만 대목(臺木)으로 다시 태어난 장미는 꽃말이 행복한 사랑, 애정이다. 어쩌면 고단함과 역경을 이겨내고 오늘 안정된 삶을 이어가는 우리의 민족성과도 닮은 꼴 같다.

가뭄이 심한 편이다. 도랑물도 아주 낮게 흐른다. 도랑 옆 풀들도 힘이 없이 축 쳐진 모습이다. 둑방 위쪽으로는 아예 시들시들 말라간다. 농삿일도, 사람이 먹을 물도 걱정이다. 물을 아끼자는 말이 방송을 타고 흐른다. 그래도 찔레나무는 아직 싱싱해 보인다. 자갈더미 속에서도 뿌리를 내리는 생명력이 강한 나무이기 때문이다.

옛 선인들은 이맘때쯤이면 가뭄을 ‘찔레꽃가뭄’이라 했다고 한다. 찔레꽃 필 때 비가 오면 쌀밥 먹는다는 말이 같은 말이 아닌가 싶다. 모내기 시절에 하늘만 바라보며 비가 오길 고대했던 조상들의 염원이 깃든 말이다. 금동 모랭이 마을의 밭작물이 시들시들 타들어간다. 그래도 지천에 널린 찔레꽃은 그저 소박하고 아름답다. <대전시 평생교육문화센터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