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무제 임금 때 이광이라는 장군이 있었다. 사마천이 이 장군을 위해서 글을 썼는데 그 뜻이 이러했다. ‘복숭아와 오얏은 비록 말은 없지만, 그 꽃이 향기롭고 과일이 맛있어서 뭇사람이 자기 곁에 모이게 해서 오솔길을 스스로 만들게 한다(桃李無言 下白成?)’라는 것 이었다.자기 주의, 주장을 선전하지 않더라도 인물이 훌륭하면 사람들이 자연히 모여들게 된다는 뜻이겠다.이광이란 어떤 사람 이길래 사기의 작가 사마천이 그토록 높게 칭찬하는 글을 썼을까 활의 명수고 말 타기를 번개같이 하여 전술에 뛰어 났다고 해서 전국 흉노족이 하늘을 나는 비장군이라 부를 정도였고, 이 흉노족을 정벌하는 싸움에 자진해서 나가 한나라 사직을 지키는데 큰 공을 세우기도 했다. 또 인품이 담백 청렴하고 장병을 거느리고 통솔하는 태도가 뛰어났다고 전한다.넓은 들과 산을 넘나들며 싸움과 행군 중에 샘물을 발견하면 갈증이 극에 달했는데도 부하가 모두 해갈을 하기 전에는 절대로 자기가 물을 마시는 일이 없고, 오랜만에 보급품이 도착하면 이것도 부하들이 고루 분배가 돌아갈 때 까지 손을 대는 일이 없었다고 한다.장군의 부하 통솔에 있어서도 군율이 엄하지 않으나 장병들이 스스로 규범을 지키고 간혹 적의 기습을 받았을 때도 이를 스스로 분쇄하여 사기가 충천하였고, 또 부하들이 장군을 흠모하고 존경해서 이 장군을 위해서라면 목숨도 흔쾌히 버리는 부대였다고 한다. 이러한 이 장군이 행군 중에 길을 잘못드는 작전의 작은 실패로 이의 책임을 혼자 지고 한평생을 나라를 위해 헌신했지만 자진으로 끝을 맺었다고 한다. 장군의 죽음을 안 장병들은 한 병졸에 이르기까지 통곡 애도한 것은 물론 백성에 이르기까지 그의 죽음을 슬퍼했다. 우리는 여기서 큰 지도자란 어떤 사람인가를 느끼게 한다."내 주의, 주장이 옳다 또는 내가 지도자가 되어야 지역이 발전한다. 그리고 지역 사람들 대부분이 나를 지지하고 있다."고 빈 깡통처럼 떠들어대는 사람이 과연 큰 지도자일까. 그리고 내 지역에서 떠들다가 안 되니까 이 지역 저 지역에 가서 내 지역 사정을 잘 모르는 사람을 붙들고 넋두리하는 지도자가 있다면 우리는 어떻게 평가해야 될 것인지를 곰곰이 생각해 본다.우리의 지역에서 크고 작은 일에 봉사하는 봉사자들은 그동안 무엇이라고 떠든 일은 한 번도 없는 것 같다.내 몸을 던져 마을 발전에 헌신했고 마을 개발에 필요하다면 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전답도 흔쾌하게 내 놓지 않았던가.그렇게 하는 것이 복숭아꽃처럼 아름다운 것인지도 몰랐고, 오얏처럼 맛있는 과일이 될 줄도 모르는 채 그렇게 해 왔다. 그러다 보니 마을 어귀에 누런 과일이 주렁주렁 열렸다.이제 마을에 누가 와서 뭐래도 내 신념은 변함이 없다.비록 남부럽게 호화롭지는 않지만 이웃과 지역발전을 위하는 일이라면 두 손 두 발 들고 앞장서 왔다.이런 큰 지도자가 부럽다. 그동안에 크고 작은 지도자들이 나서서 기초를 웬만큼 잡아 놓았다. 경제적인 문화정보도 도시와 농촌이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시간차가 없게 되었다. 지금부터라도 어떤 농사를 지어야 경쟁해서 이길 수 있고 어떻게 해야 더욱더 잘 살 수 있나. 식구들이 모두 나서서 제각기의 힘에 맞는 일터가 있어야 되겠고 힘들인 만큼 값을 받아서 더욱 알차고 필요한 만큼의 문화용품도 제때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는 자신의 주의, 주장보다 말없고 착한 이웃들의 어려움을 풀어주고, 어려움을 같이하는 큰 지도자를 바랄뿐이다.임재갑(대전광역시 새마을회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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