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실리콘 반도체 기반 단일칩 개발…빛으로 데이터 송·수신

▲ ETRI가 개발한 실리콘 단일칩 광송수신기 프로토타입

국내 연구진이 컴퓨터 내 칩과 칩끼리 빛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아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전기 신호가 아닌 빛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미래 컴퓨터를 실현할 수 있는 실리콘 반도체 기반의 광 송·수신 단일칩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컴퓨터에 ‘빛의 도로’를 내 광통신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실리콘 포토닉스 기술은 컴퓨터의 구조까지 바꿀 수 있어 미래 컴퓨팅과 데이터 통신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ETRI가 자체 개발한 광 송·수신 단일칩은 실리콘 전자회로 칩에 광데이터의 입출력 기능을 추가시킬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이다. 전자 집적회로와의 통합성을 증가시키고 칩 사이에서 광 데이터의 송·수신이 실용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해 향후 고성능 컴퓨터, 중앙처리장치, 메모리, 3차원 집적회로, 광부품 등 광범위한 산업에 적용할 수 있다.

특히 기존 전기 신호로 데이터를 주고받았던 속도인 라인당 최대 1∼2Gbps(초당 기가비트)를 10배에서 최대 수십 배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전송 거리에도 구애받지 않고 일반 컴퓨터 환경에서도 광통신 속도를 그대로 구현할 수 있어 채널당 10∼40Gbps의 속도를 낼 수 있다. 풀 HD급 영화 1편(4GB)를 0.8초에 전송할 수 있는 수준이다.

아울러 평면상의 데이터 광통신뿐만 아니라 3차원 칩 적층 구조의 집적회로간 데이터 광통신에도 유리해 3D 적층형 메모리, 적층형 컴퓨터 시스템 등에도 응용할 수 있다.

ETRI는 이 기술이 세계적으로 연구되고 있는 실리콘 포토닉스 기술의 실질적 전자 칩 적용을 어렵게 하는 난제인 기판, 소자의 크기·성능, 칩-레벨 광원 문제 등을 극복할 수 있어 전자회로와의 통합성과 실용성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TRI는 이 기술을 적용해 실리콘 칩 간에 라인당 20Gbps 데이터의 저전력 초고속 광연결 프로토타입도 선보였다.

김경옥 박사

연구책임자인 김경옥 박사는 “이 기술이 미래 컴퓨터 칩 플랫폼으로 적용되면 비교적 저렴한 웨이퍼 수준의 양산이 가능해 비약적으로 향상된 데이터 입출력 속도와 대역폭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6월 10일자에 게재됐다.

유주경 기자 willowind@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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