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하며 안 좋은 기억 버리지요

 

▲ 구즉초가 지난달 ‘친구사랑 마음빼기 명상교육’을 실시한 가운데 학생들이 눈을 감고 안 좋은 기억들을 머리속에서 비우고 있다. 구즉초 제공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대전시교육청만의 특색사업 ‘대전 친구사랑 3운동’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닻을 올렸다. 지난해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 전년 대비 44% 감소, 학교폭력 심의 건수 8개 특·광역시 중 최고 감소율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며 각별히 주목받은 ‘대전 친구사랑 3운동’. 이에 힘입어 올해는 학교현장 지원 확대를 넘어 범시민운동으로 확대를 꾀한다. 금강일보는 친구사랑 3운동 공동 캠페인 일환으로 총 24회에 걸쳐 학교별 ‘친구사랑 운동’ 실천사례를 집중 조명한다. 편집자

심리학적으로 개인이나 집단이 갖고 있는 두 가지 이상의 목표나 정서가 충돌할 때 생기는 현상을 갈등이라 한다. 각자의 사정이나 일이 서로 복잡하게 뒤엉켜 화합하지 못하는 데에서 비롯된 갈등은 반대편 입장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며 소통할 수 있다면 그 해결방법은 의외로 쉽게 찾을 수 있다. 항상 역지사지의 자세로 친구의 처지나 입장에서 생각해본다면 학교폭력은 사라질 것으로 한 학교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지난 5월 18일 구즉초등학교(교장 조수자)에선 교내 학교폭력예방 UCC공모전이 열렸다. 아이들이 관심사 중 하나인 UCC 동영상을 직접 제작하면서 학교폭력 가해자와 피해자 역할을 연기함으로써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몸소 체험했다.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간접적인 체험을 통해 각인된 교육 효과는 컸다.
대회에 참가한 김재민(3학년) 학생은 “UCC를 만들어 보는 과정 속에서 학교폭력을 당하는 친구의 힘든 마음과 고통을 이해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체험만한 산교육은 없다.
홍정아 교사는 “학생들이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알리고 예방 및 근절을 위한 올바른 대처법은 무엇인지 알리기 위해 UCC 제작에 참여하면서 그 심각성과 피해자들이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되는지를 역할로 간접적인 체험을 하면서 교육효과가 컸다”고 귀띔했다.

소통의 기초는 올바른 감정표현에 기반한다. 구즉초는 서툰 감정표현이나 참을성이 부족한 학생들에게 자기성찰과 마음을 다스릴 수 있도록 명상교육도 병행하고 있다.

홍 교사는 “평소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이 서툴거나 참을성이 부족해 친구와 다툼이 잦았던 아이들에게 친구의 마음을 이해하고 자아존중감을 향상시키고자 ‘친구사랑 마음빼기 명상교육’을 지난달 가졌다”며 “아이들의 집중력이 부족한 것이 걱정됐지만 첫 경험임에도 의외로 의젓하게 명상을 하는 것을 보고 뿌듯했다. 명상을 통해 기억 속 안 좋았던 일, 짜증나는 일 등을 버려보는 과정을 경험함으로써 학교생활에 도움이 된다는 목소리를 전해들었다”고 설명했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교내 층별로 마련된 ‘사랑의 우체통’에 친구를 칭찬하는 엽서를 전하는 ‘사랑의 칭찬 엽서쓰기 운동’ 또한 구즉초가 중점적으로 실시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7일부터 오는 13일까지 진행되고 있는 엽서쓰기 운동은 사소한 오해로 소원해진 마음과 섭섭한 감정을 털어내고 서로 배려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나누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학교폭력 예방의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신과림 교사는 “학생들이 친절, 질서, 청결, 예절, 성실, 친구사랑을 실천하는 친구에 대한 칭찬 글을 쓰면서 그 글을 전달받고 기뻐할 친구의 모습을 떠올려보는 과정만으로도 칭찬 문화 확산 및 친구사랑 실천을 위한 포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수자 교장은 “구즉초는 학생들의 올바른 인성 함양과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바르니 고우니 소통이와 함께하는 친구사랑 메신저 되기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다”며 “일상생활에서 실천하는 소소한 친구사랑이 교우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할 것이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 가슴속에 각인된 친구사랑은 학교폭력 예방에 큰 역할을 하고 행복한 학교문화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운영방침을 소개했다.

김형중 기자 kimhj@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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