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금속나노와이어 이용, 손상없이 정상 작동

국내 연구진이 투명하고 늘어나는 금속나노와이어를 이용해 세계 최고 수준의 인장 강도를 견디는 투명히터를 개발했다.
한국연구재단은 서울대 고승환 교수 연구팀이 네트워크 구조의 은나노와이어를 이용해 60%의 인장 강도를 견디는 투명히터를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전류가 흐를 때 저항에 의해 열이 생성되는 현상을 줄 발열현상이라고 하는데 투명전극을 사용하면 투명하면서도 열을 내는 투명히터를 제작할 수 있다. 최근에는 단순한 투명히터를 넘어 구부러질 수 있는 히터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투명하면서도 안정적으로 늘어나는 히터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기존의 유연한 투명히터는 단순히 굽힘에서 생기는 인장 변형을 견딜 수 있는 정도의 신축성을 갖는데 그치고 있다.

연구팀은 용매 용액(에탄올) 속에 퍼져있는 은나노와이어를 필터로 여과시켜 얻은 균일한 네트워크 형태의 은나노와이어를 늘어났다가 복원되는 성질을 지닌 탄성중합체 기판에 붙인 구조체를 완성했다. 이 과정에서 탄성중합체 기판 표면이 산화돼 은나노와이어에 남아있는 소량의 용매를 흡수해 살짝 부풀면서 은나노와이어가 탄성중합체 기판에 반쯤 묻은 독특한 구조가 생성됐다.

은나노와이어 네트워크에 전류를 흘려줌으로써 줄 발열을 일으킬 수 있는데 개발된 구조는 은나노와이어 네트워크와 기판을 더욱 잘 붙게 해 히터의 전기적, 기계적 안정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가해준 전압에 따라 100도 이상의 고온에서도 작동할 수 있는 발열 중 실시간으로 가해지는 인장 변형에도 안정적인 성능을 보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 레이저를 이용해 은나노와이어 네트워크를 필요한 부분만 남기고 지울 수 있어 좁은 부위를 선택적으로 가열하는 온열 치료용 의료기기 제작에 응용할 수 있다.
이번에 개발된 히터는 인장과 압축, 비틀림 등의 변형을 가했을 때 신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대 인장 강도인 60%에서도 손상 없이 작동했으며 직접 신체에 붙여 실험한 결과에서도 정상 작동했다.

고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히터는 투명한 데다 신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대 인장 변형에서도 작동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차세대 착용형 기기와 개인 열관리 분야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기술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 분야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 7월 14일자에 게재됐다.

유주경 기자 willowind@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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