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에 ‘한때 기녀였더라도 말년에 한 지아비를 따른다면 한때의 기녀생활은 허물이 되지 않으나 수절여인이라도 말년에 정절을 지키지 못하면 반평생의 절개가 수포로 돌아간다.’ 하였다. 사람에 대한 평가도 마찬가지다.

평생 의로운 지조와 절개를 지키며 살아오다가 말년에 지키지 못했다면 쌓아온 지조와 절개가 모두 수포로 돌아가게 되고 결국 불명예스러운 일생으로 평가받게 될 것이다. 이는 마치 늙어서 정절을 지키지 못해 반평생의 절개가 일순간 무너진 것과 같다. 그래서 ‘사람을 보려거든 단지 그 말년을 보라.’ 했다. 후반기 인생(말년인생)을 위한 지혜로운 삶의 방법을 살펴보겠다.

▲ 후반기인생(말년인생)을 정신 차려 살아야한다.
두 사람의 대조적 말년인생을 통해 삶의 지혜와 교훈을 찾아보기로 한다. 먼저 구한말 민족의 대표적 원흉 ‘이완용’의 행적을 살펴보면, 원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총명했던 이완용은 열 살 때 ‘승지’로 있던 ‘이호준’의 양자로 들어갔다. 고종 19년에 증광별시 병과로 급제하여 승지가 되었고 영어와 신문학을 배워서 미국에 건너가 외교관생활도 하였다.

그 후 계속 승승장구하여 외부대신, 학부대신의 자리까지 올라갔다. 학부대신이 되기 전까지인, 이완용의 전반기 삶은 독립협회에 관여하는 등 나라를 위해 지조를 지킨 삶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학부대신이 된 후로는 본격적인 친일파로 변절하여 철저한 매국노가 되었다. 1905년 학부대신이 된 이완용은 그 해 11월 18일 을사늑약의 체결을 지지, 솔선하여 서명함으로써 을사5적신(乙巳五賊臣)의 한 사람으로서 최악의 매국노가 되었다.

그 후 1910년 8월 29일 총리대신으로 정부 전권위원(全權委員)이 되어 일본과 치욕의 ‘한일병합 늑약조약’을 체결하였다. 그 공로로 이완용은 후작(侯爵)에 올랐고 그의 아들도 일본으로부터 남작의 지위를 받았다. 이처럼 지조와 절개를 지키지 못한 후반기 삶(말년의 삶)으로 인하여 이완용의 일생은 한마디로 매국노의 일생으로 후세까지 남기게 됨이라 하겠다. 아무리 당시에 뛰어난 명필이었다고 하나 누가 이완용의 글씨를 걸어 둘 수 있겠는가.


이완용의 삶과 카네기의 삶


또 한사람인 미국의 철강왕, 교육문화사업가, 자선사업가로 그 명예가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전해져 내려오고 있는 ‘카네기’의 84년 삶을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누어 살펴보기로 한다. 방직공으로 출발하여 57세에 미국 최대의 철강회사인 ‘카네기철강회사’를 설립, 세계최대철강회사로 성장시키고 66세에 은퇴할 때 까지의 삶을 카네기의 전반기 삶이라 할 수 있겠다.

사업에서 은퇴한 후 카네기는 자신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여 카네기재단을 설립하는 등 84세의 생을 마감할 때까지 교육문화사업가, 자선사업가로서 활약하였다. 이때를 카네기의 후반기 삶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니까 카네기의 전반기 삶은 사업가로서의 삶이요. 후반기 삶은 자선사업가로서의 삶으로 구분해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카네기의 전반기 삶은 사업을 이루는 과정에서 동업자를 제거하고 노동착취를 하는 등 악덕자본가로서 삶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은퇴 후 후반기의 삶에서는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여 카네기재단을 설립하는 등 교육문화 사업가, 자선사업가로 공헌을 하였기에 오늘날까지 그 명예가 빛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간후반절(看後半截) 즉 ‘사람을 보려면 그 후반기 인생을 보라.’ 했다. 또한 ‘개관사정’(蓋棺事定) 즉 ‘사람에 대한 올바른 평가는 관 뚜껑을 덮은 뒤에야 알 수 있다.’ 했다.

▲ ‘나머지 십리 인생을 오십 리 인생처럼 살아야 한다.’
‘행백리자 반구십리’(行百里者 半九十里) 즉 ‘백리 길을 가는 자는 구십 리를 가고서도 아직도 절반이 남았구나하는 마음가짐으로 남은 십리 길도 최선을 다하라.’는 뜻이다. 다시 말해 생을 마감하는 날까지 인생의 정도(正道)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삼가고 또 조심하여 인생의 아름다운 마침표를 찍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 출근 할 때 지닌 초심의 마음처럼 인생 출발 시 지녔던 ‘바른 인생’에 대한 초심을 죽는 날까지 지니고 살아야 한다. 특히 나이가 들고 세상사 경험이 많아질수록 심해지는 노욕, 노탐을 삼가해야 한다. 정치인들이나 지도자들이 말년의 노욕, 노탐으로 인하여 쌓아온 명예를 일순간 무너뜨리고 추하게 추락하는 모습을 우리는 종종보고 있지 않은가! 그래서 ‘살아서 백년 명예 지키기가 어렵고, 죽어서 백년 명예 보존하기가 어렵다.’ 하였다.

▲ 그렇다. 맑은 하늘의 끝은 노을로 아름답고 깨끗한 인생의 끝은 향기로 아름다움이다.

 (대전시민대학 인문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