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프로배구 남자부에 처음 도입된 FA(자유계약선수) 계약 협상이 시작된 지 열흘이 넘었지만, 아직 활발한 논의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선수들의 휴가 기간이 겹친데다 제도가 처음 시행된 만큼 협상 결과에 따른 여파를 가늠할 수 없어 선수나 구단 모두 한 걸음 물러서 상황을 관망하며 고심을 거듭하는 모양새이다.한국배구연맹(KOVO)은 지난달 22일 남자배구 FA 규정과 FA 자격을 얻은 선수 22명을 발표했다.FA 자격을 얻은 선수들은 공시일부터 오는 20일까지 원소속구단과 의무협상을 해야 하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협상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각 구단 선수들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일제히 휴가를 얻었다.오랜만에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하고 있는 만큼 충분히 쉬면서 생각할 여유를 준 다음 이야기를 나누겠다는 것이 구단의 입장이다.3일부터는 선수들이 속속 휴가를 마치고 돌아와 본격적으로 협상 테이블에 앉을 전망이다. 하지만 당장 큰 변화가 있지는 않을 것 같다.구단들은 타 구단 선수를 데려오는 것보다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선수들과 재계약하는 것을 우선 목표로 잡고 있다.다른 팀 선수와 협상할 수 있는 2차 교섭기간(20-31일)이 되더라도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것이 공통된 목소리다.FA 선수를 데려올 경우 기존 보호선수 2명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 중에서 1명을 보상선수로 원소속구단에 넘겨줘야 하는데, 비슷한 선수들을 데리고 오랫동안 쌓아 놓은 팀워크가 깨질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 부담스럽다.이번 FA 시장의 '큰 손'으로 꼽히는 삼성화재도 "일단 시장에 나오는 선수를 봐야 하겠지만, 팀에 하나로 녹아 있는 선수를 넘겨주면서까지 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을지 계속 논의해봐야 한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선수들 역시 처음 접한 제도에 머리가 복잡한 것은 마찬가지라 선뜻 협상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대부분이 '어느 정도 대우만 해준다면 기존 팀에 남고 싶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는 것이 각 구단 관계자들의 전언이다.올해 FA 최대어로 꼽히는 현대캐피탈의 '토종 거포' 박철우(25)의 거취에 최대 관심이 쏠려있다.박철우는 "3일부터 현대캐피탈과 협상을 시작할 계획"이라며 "아직 특정 구단에 마음이 기울어 있지 않다. 일단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열심히 협상하겠다. 선수로서 좋은 대우를 받고 좋은 조건에서 운동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아직 어떤 것도 정하지 않고 상황만 지켜보고 있다는 답변인 셈이다.박철우는 "만약 팀을 옮기게 된다면 스스로에게 변화를 주는 한편, 더 좋은 환경에서 배구를 하고 싶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해 '이적 가능성'에 여지를 남겨뒀다.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