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묘년 새해도 벌써 한달이 지났다. 누구나 새해가 되면 떠오르는 해를 보면서 새로운 결심을 한 가지 씩은 하게 마련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흔한 것이 담배를 끊는 금연인데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어서 대개는 작심삼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우리가 가장 싫어하는 수학을 이용하면 매우 효과적으로 자신을 각성 시켜 결심을 유지하게 할 수가 있다.50년간 흡연하면 담뱃값만 3억 8200만원우리나라의 정확한 통계는 아니지만 가상의 애연가인 신묘년씨의 사례를 통하여 간단한 수학을 이용한 흡연의 경제학을 생각해 보자. 신묘년씨는 대학에 입학한 만 20세 때부터 담배를 피우기 시작 하여 현재 하루에 2갑을 피우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의 싼 담배값 정책 덕분에 2갑을 피워도 커피값 한 잔 정도인 5000원에 지나지 않아 별로 경제적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흡연으로부터 얻는 정신적 위안은 그 정도의 경제적 부담을 상쇄하고도 충분히 남을 정도라고 여긴다.그러나 신묘년씨가 20세부터 흡연자의 평균 수명인 70세까지 50년 동안 지금처럼 담배를 피울 때 담배 가격이 인상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평생 9125만원을 담배 사는데 쓰게 된다. 여기에 50년 동안 평균 물가 상승률이 5%라고 한다면 신묘년씨는 3억 8200만원을 담배값으로 지불을 해야 한다. 3억 8200만원 어치의 담배를 사는 것은 소득세율을 30%라고 가정할 때 5억 4580만원을 벌어야 가능한 엄청난 일이다. 국내 한 여론조사 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은퇴 후 여유 있는 노후생활을 위해서 필요한 노후 자금의 규모는 5억~6억원이 가장 많았고 평균은 4억 3600만원으로 나타났다. 신묘년씨는 편안한 노후를 보내는데 충분한 자금을 담배 연기로 날려 버린 셈이다.하지만 불행 중 다행히도 신묘년씨는 노후자금 걱정을 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대략적으로 사람의 수명은 담배를 피우는 데 소요되는 시간 만큼, 또는 반 갑을 피울 때 마다 한 시간씩 단축 된다고 한다. 따라서 신묘년씨가 50년 동안 계속해서 하루에 2갑씩 담배를 피우면 그의 수명은 3042일, 약 8년 4개월이 단축 된다. 보건복지부의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남자의 평균 수명이 약 77세 이므로 하루에 담배 2갑을 피우는 신묘년씨의 기대 수명은 70세에 못 미친다. 신묘년씨가 노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지만 행복하고 여유 있는 노후를 잃어 버리게 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美 모든 사망원인 16.5%가 담배 때문미국 통계청의 자료에 의하면 미국에서는 매년 242만 7000명이 사망하고 그 중 40만 명이 담배로 인하여 목숨을 잃는다고 한다. 즉 모든 사망 원인 중 약 16.5%가 담배인 것이다. 비록 우리나라의 통계는 아니지만 내가 아는 친지나 친구가 1000명이 있다면 그 중에서 담배로 인하여 천수를 다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게 되는 160명의 장례식에 참석을 해야 하는 것이다.공학이나 경영학에 리스크 매니지먼트라는 분야가 있다. 기술 개발이나 기업 경영에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실패의 위험을 최소화 하여 성공적으로 목표를 달성하는 기술 관리 또는 경영 기법이다. 이 기법의 기본적인 요소가 위험을 확률적으로 계량화 하는 것이다. 우리의 일상적인 삶에도 늘 위험 요소가 존재하고 있다. 그런 위험을 막연하게 바라보지 않고 수학으로 구체화 하여 작심삼일을 평생의 좋은 습관으로 만드는 지혜를 발휘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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