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 엔젤레스(LA)는 이민자들의 온갖 종류의 꿈이 뒤섞인 희망의 도시이다. 다양한 인종과 민족이 살아가기 때문에 ‘전 세계 문화의 전시장’이라 부른다.18세기 말 스페인 탐험가가 이 땅에 처음 들어 왔기에 스페인어 남성 정관사 복수형인 로스(Los)가 붙었다. ‘천사의 도시’라는 애칭이 있고, ‘젊음과 열정의 도시’라고도 불린다. 기후가 좋아 겨울에도 따뜻하다. 처음 발을 내디뎠던 스페인 장교가 본국에 ‘이곳은 쾌적한 땅’이라고 정보보고를 올렸을 정도다.인구는 400만 명 정도, 주변도시를 포함한다면 1000만 명을 헤아린다.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다. 서부 시골 작은 도시에 불과했었던 LA는 19세기 후반 대륙횡단 철도가 들어서고 석유가 발견됨에 따라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한다.역사가 오래지 않은 미국에서는 유럽처럼 유서 깊은 도시를 찾아 볼 수 없기에 도시들이 모두 비슷비슷해 보인다. 그러나 잘 들여다보면 도시마다 LA처럼 얼굴과 성격이 뚜렷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LA는 전국에서 고속도로, 항로, 항공로가 집중돼 교통이 좋고, 아름다운 해안의 풍경과 온화한 날씨로 인해 수많은 오락, 행락 시설들이 들어 차 있다.평야지대에 위치해 가로는 바둑판같은 격자형 도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격자형 도로는 민주적이라 해 과거 우리도 많이 활용했으나 우리나라의 굴곡지형에는 잘 안 맞아 좋은 자연 경관을 많이 훼손한 전과가 있다.이민자들은 유럽식의 건축물을 이식하려고 했으나 미국 현지 여건에 맞춰 새로운 특징을 가지고 둥지를 틀었다. 바로크식 유럽의 도시계획은 광장과 주요 건물을 중심으로 형성되지만 미국의 도시계획은 구별이나 제한 없이 모든 방향으로 열려 있는 것이 특징이다. LA가 그렇다. 도시가 발전하면서 백인, 흑인, 동양인, 히스패닉 주민 사이에 갈등이 끊이질 않는다. 인종문제는 인간 평등의 원리로 풀어야 풀린다. 도시 북쪽 언덕에 있는 거대한 9개의 알파벳 글자 ‘HOLLYWOOD’는 이 도시가 영화 산업의 메카임을 말해 주면서 관광객들의 가슴을 뛰게 한다. 가 봐야 할 곳은 디즈니랜드, 유니버설 스튜디오, 할리우드, 그리피스 천문대, 올림픽 기념관 등이 있는 익스포지션 파크, 자연사 박물관, 비버리 힐즈, 산타모니카를 비롯한 해변들, 코리아타운 등이다. 인근에 있는 라스베이거스는 사막 위에도 도시를 건설 할 수 있다는 걸 보여 준다. LA 서쪽 고지대에 있는 비버리 힐즈는 세계적 부촌으로 대스타들의 저택들이 모여 있다. 워낙 비싼 곳이라 근처에 가서 구경만 하는 것으로도 만족이다.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할리우드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볼 수 있어 외지 관광객들은 꼭 들린다. LA는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사는 도시로서 이역만리에서의 외로움과 괴로움을 서로 달래며 함께 당당하게 살아가고 있다. 미국경제를 지탱하는 ‘소비회복’이 그렇게 빠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신중론도 있지만 각종 지표를 근거로 미국경제에 대한 긍정적 심리와 경기낙관론이 요즘 힘을 얻고 있다. ‘전에는 이들의 재채기에도 우리는 감기를 앓았었지’ 하고 추억하는 날이 우리에게 오고 있다고 믿는다.미국 드라마에서나 나오는 엉망가족은 일부이고, 대부분 미국인 중상류층의 인생관, 교육열, 가정관은 아주 건전하고 탄탄하다. 이것이 세계를 호령하는 미국의 숨어 있는 힘인데, 급변하는 지구촌에서 그 호령과 권위가 언제까지 갈까. 그리고 누가 이어받을까 매우 궁금해진다. 지구가 돌듯이 세계 역사는 돌고 돌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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