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키, 커도 걱정 작아도 걱정

‘키’가 경쟁력으로 꼽히는 요즘, 자녀들의 키 성장은 부모의 관심사이자 고민거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성조숙증 환자 수는 2010년 2만 8251명에서 2014년 7만 2246명으로 2.5배 많아졌다. 이는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갑자기 성장 속도가 증가하거나 감소하면 조바심이 드는 소아 성장 질환에 대해 대전 을지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강주형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저신장에 성장 호르몬 주사 불필요
저신장증은 성별과 나이가 같은 아이 100명을 키 순서로 세웠을 때 앞에서 세 번째 이내에 해당하는 경우로 정의한다.

이러한 성장 장애를 가져오는 일차적인 원인으로는 골연골 이형성증이나 염색체 또는 유전자 이상 질환, 자궁 내 성장지연이 있으며, 이차적인 원인으로는 영양 불량이나 위장관 흡수장애, 신장 질환, 심장질환 등 만성 질환이나 성장호르몬 분비 결핍 등의 내분비 이상 질환이 있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이들 중 성장호르몬 치료 대상이 되는 경우는 성장호르몬 결핍증이나 신장 기능 이상에 의한 저신장, 자궁내 성장지연이나 염색체 질환 또는 일부 유전자 질환에 의한 저신장인 경우로 제한된다. 이에 따라 키가 작다고 해서 모두 치료가 필요한 병적 질환은 아니므로, 전문의의 진찰과 함께 검사에 의한 정확한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강 교수는 “성장호르몬 치료의 효과는 조기 치료가 중요하므로 저신장이 의심되면 가능한 빠른 시기에 전문의와 정확한 진단과 상담을 통한 치료가 필요하다”라며 “성장 호르몬 분비는 꾸준히 운동을 하거나 숙면을 취했을 때 크게 증가하므로, 건강한 생활 습관이 키 크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다. 또 영양 균형을 맞추기 위해 골고루 먹는 식습관도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성조숙증, 조기 발견과 치료 중요
여아의 경우 만 8세 이전에 가슴이 커지거나, 남아의 경우 만 9세 이전에 고환이 커지는 등 사춘기의 시작을 알리는 2차 성징이 나타나는 경우를 성조숙증이라고 한다.

성조숙증은 영양 상태 및 비만을 비롯해 환경호르몬과 유전, 스트레스 등의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 체질적으로 부모의 성장이 빠른 경우, 뇌의 장애로 성호르몬 생산을 자극하는 성선자극호르몬의 분비 증가가 조기에 일어나는 경우, 부신이나 고환 또는 난소의 종양 등이 원인돼 발생될 수도 있다.

성조숙증 여부는 골 성숙 정도와 호르몬 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골 성숙 정도는 손 X-ray를 촬영해 골연령을 평가하는데, 실제 연령에 비해 많이 진행됐거나, 진행 속도가 빠르면 성조숙증의 가능성을 의심해야 하고, 성호르몬 검사를 통해 호르몬 상태를 평가해야 한다. 검사 결과에 따라 필요시에 MRI검사와 복부 초음파 촬영 등을 더하기도 한다. 성조숙증 진단과 판별을 위해선 사춘기 진행속도를 반드시 3~6개월 간격으로 확인해 신장 변화를 관찰해야 한다.

성조숙증 검사 이전에 조기 사춘기 징후가 보이면 정기적인 성장 과정의 관찰이 필요하다. 또래보다 키 성장이 지나치게 빠른 아이거나, 만 8세 이전에 가슴 몽우리가 잡히는 여아, 만 9세 이전에 고환의 크기가 갑자기 커진 남아의 경우는 전문의와 상담할 것을 권장한다.

성조숙증의 치료는 정상적인 사춘기 시작 연령까지 진행하며, 치료약 처방을 중단할 경우 사춘기에 따른 신체변화가 나타난다. 치료 종료 후 12~18개월 사이에 여아는 초경을 시작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종료 시기에 따라 개인차가 있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가장 흔한 특발성 성조숙증은 모든 아이들이 치료대상은 아니다. 만약 또래보다 신체가 빨리 발달하는 것 때문에 부끄러움을 많이 타거나 수영장 또는 대중목욕탕에서 옷을 잘 벗으려고 하지 않는 등의 심리적인 문제가 있을 경우에는 치료가 필요하다.

더불어 성조숙증으로 인해 호르몬 이상이 나타난 경우 각종 성인병에 노출될 수 있어 조기 발견 및 치료가 더욱 중요하다.

치료는 성선자극 호르몬 분비 호르몬 유도제를 28일 간격으로 피하에 투여해 성호르몬 분비를 줄인다. 치료에 따라 나타나는 변화는 성장 속도가 감소하며, 여아에서는 유방이 작아진다. 남아에서는 고환의 크기가 감소하고 음경 발기나 공격적인 행동이 줄어든다.

강 교수는 “건강하게 자녀의 성장을 돕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습관과 균형 잡힌 음식 섭취가 중요하다”라며 “일찍 잠드는 것이 쉽지 않는 아이들에게 숙면을 취하도록 환경을 만들어 준다거나 꾸준한 운동, 골고루 음식을 섭취하는 습관은 아이들의 성장에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들”이라고 설명했다.

 

강주형 교수

정관묵 기자 dhc@ggilbo.com

도움말=을지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강주형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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