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란 세종사회복지연구원장

 

상하이 모간산루 50호(M50)로 불리는 곳은 푸시지역을 가로지르는 쑤저우허(蘇州河)를 끼고 형성된 대규모의 문화 예술단지다.

1979년 중국이 개혁, 개방정책을 펴기 시작하면서 제분ㆍ방직업계가 급속하게 몰락하자 1930년대부터 상하이 모간산루 50호에 집적되어 왔던 공장들이 하나둘 문을 닫기 시작했다. 1999년에 이르자 그곳은 그저 버려진 쇠락한 공장지대에 불과했다.

그런데 흉물스럽게 변해버린 이 공장지대에 푸이에후이, 공지엔칭, 후웨이롱, 리산 등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 아방가르드 예술을 다루는 전시회를 열기 시작했다.

그곳에서 젊은 예술가들은 정치ㆍ사회ㆍ예술에 대해 토론했고, 베이징의 예술대학교수들은 현대 중국예술을 일구기 위해 노력했다.

1996년 스위스의 상아트갤러리(shangART gallery)가 모간산루에 자리잡은 뒤 가난한 예술가를 후원하기 시작했다.

1998년엔 대만 유명건축가 덩쿤엔이 폐공장을 자신의 스튜디오로 개조해 입주하면서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후 세계 다양한 에술가들이 모간산루에 모이기 시작했다.

그후 그 규모가 커지면서 중국의 예술가들 뿐 만 아니라 타이완, 영국, 홍콩, 이탈리아, 프랑스, 한국 등 세계 각국 예술계의 종사자들이 이곳에 갤러리와 스튜디오를 설치했다.

현재 모간산루에는 130여 미술단체와 40여곳의 상업화랑이 자리 잡고 있다.

한국도 지난 2007년과 2008년 샘터화랑과 박여숙화랑이 이곳에 지점을 냈지만 몇 해 지나 철수 했다. 그후 2013년 학고재갤러리가 1938년쯤 공단의 변전소용으로 지은 2층 건물 1층에 ‘학고재 상하이’를 열었다.

모간산루 50호(M50)는 도심속에 화려하고 아기지가하게 꾸며 놓은 예술단지 ‘타이캉루 티엔즈팡’과는 전혀 다른 매력을 갖고 있다. M50 입구에 들어서면 아티스트들이 꾸며 놓은 화려한 그래피티가 눈을 사로잡는다. 붉은 벽돌과 낡은 옛 공장 건물 사이에 세련된 미술작품들이 걸려있다. 공존하기 어려운 두 사물, 두 분 위기가 어우러져 묘한 매력을 풍긴다.

타이캉루 티엔즈팡이 관광지라면, 모간산루 50호는 상하이의 예술단지 명소로 꼽힌다.

상하이시 정부가 2005년 이곳을 ‘상하이 창작 산업단지’로 지정하면서 ‘M50 창작단지’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2009년 상하이시는 모간산루를 ‘예술품 창의 기지’로 지정했다.

세종시에서 조치원읍 재생을 추진 중인 가운데 상하이 모간산루 50호 변신의 교훈을 되짚어 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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