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헌 여규용

풀섶의 가엾음을 보고
일출의 장엄함에 가슴 뿌듯해 하고
꽃들이 피고 지는 모습에 행복해했던
지난날을 뒤돌아본다

홀로 걷던 산길에
마주하던 초롱한 눈망울의 다람쥐도
저물녘 내게 몰아쳐 온 모진 바람도
애달픈 사랑으로 송두리째 흔들리던 나도
순간을 지나는 시간 속에
꽃들의 기쁨처럼 지나가 버렸다

잠자리에 들면
아픔도 잊고 고요하게 잠든 당신 모습
가슴을 쓸어내리며 고마워했던 순간 속에
만나는 설레임을 알고
눈 맞추며 행복해하던 뜨거움도 알고
헤어지는 아픔 미리 알게 될까 걱정도 하지만
새 삶의 희망으로 기뻐할 날들
더 많이 남았다 스스로 위로한다

꿈속 같이 가버린 세월 깨끗이 지우고
108 사찰 돌며 쌓은 탑마다 남겨지고
산마다 오르며 고마워한 사랑의 약속
다가올 내 삶은 그것이면 족 하다.

- 매헌 여규용 프로필 -

문예사조 등단
글벗문학회 회장
한국문학작가연합 회장 역임
대전문인협회 회원
충남소금꽃문학동인회 사무국장
대전일보 한밭춘추 필진 역임
제1회 글벗문학상 수상
제55회 문학사랑협의회 인터넷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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