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석<금강일보 세종지사장 겸 총괄본부장>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가족이 죽으면 뒷산에 무덤을 만들었다.

산이 별로 없는 제주도에서는 근처 논밭에 돌을 잔뜩 쌓은 무덤을 만들었다.

현재 전국에는 2000만기의 묘지가 조성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08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에 조성된 묘지의 면적이 여의도 면적의 57%나 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면서 매장문화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했다. 이런 매장문화에 대한 문제는 우리나라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전통적으로 매장을 선호하는 독일이나, 프랑스, 미국과 같은 외국에서도 똑같이 이 문제에 대해 고민을 하고, 다양한 방안을 찾기 시작했다.

그동안 매장을 선호해온 독일의 경우 매장률이 약 60%에 이르지만, 최근에 매장비용의 부담이 증가되고, 편리성을 추구하고, 또 독신세대가 많아지면서 화장률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프랑스도 독일과 마찬가지로 매장을 선호하는 나라다.

예전부터 카톨릭이 국교처럼 인식되어 온 프랑스에서는 성당을 중심으로 마을이 형성되곤 했는데, 마을의 지도자는 성당 안에, 일반 사람들은 성당 밖에 묻혔다고 한다.

이런 프랑스도 더 이상의 개인묘지를 금지하고, 시한부매장제도를 도입해서 실시하고 있다.

일정한 기간 동안 매장하고 기간이 만료되면 연장하거나 화장 후 납골시설에 안치하는 제도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수목장(자연시설)을 많이 이용한다.

아무 표식 없이 자연에 뿌리기도 하고, 뿌린 자리에 나무를 심거나 꽃밭을 만들어 표시를 하기도 한다. 계속 자라나는 나무, 피우는 꽃으로 고인을 기린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처럼 매장문화가 화장문화로 변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장례문화가 기존 매장 중심에서 화장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특히 지난 98년 타계한 故 최종현 SK그룹 전 회장이 “내가 죽으면 화장하고, 훌륭한 화장시설을 지어 사회에 기부해 SK그룹이 화장문화에 앞장 서 줄 것”을 유언으로 남겼고, 유족들은 그 유지를 받들어 세종시에 500억원을 기부해 은하수공원을 만드는데 일조했다. 지금 세종시의 장례문화를 선도하는 랜드마크로 평가되고 있다.

당시 사회 지도층의 첫 화장이라는 충격적인 소식과 최 회장이 평소에 가지고 있던 화장 문화에 대한 관심이 사회층에 퍼지면서 27%에 머물러있던 화장률이 급속히 증가했다고 알려지고 있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발표된 전국 화장률 추이를 보면, 지난 2001년 38.3%에 불과했던 것이 2014년 78.8% 까지로 급등했다. 올 들어 90%에 임박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각에선 수목장 등 자연장에 대한 선호도도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선 기존의 묘지를 없애고 화장해 납골당에 봉안 하는 가족도 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정책이 이를 뒤따르지 못하고 있다.

한때 정부가 화장률을 높이기 위해 납골 지원사업으로 개인과 문중에게 적게는 500만원에서 많게는 5000만원까지 지원해 줬다. 그러나 이제 그 사업은 간데없고 오히려 납골묘등을 설치 할 수 있는 기준을 강화하고, 인·허가 기준 마저 강화하면서 일각에선 다시 화장장을 외면하고 있다. 화장장을 하고 싶어도 화장 후 안치할 곳이 마땅치 않아 고민하는 경우도 만만치 않다.

물론 은하수 공원을 비롯해 분당 메모리얼 파크, 광명 메모리얼 파크 등 여러 형태의 묘지공원들이 조성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시설을 이용 할 수 있는 사람들은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정부의 화장문화 정책에 대한 일관적인 지원과 정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정상궤도에 올라선 화장률을 유지시키기 위해선 납골당의 인·허가 기준을 완화하고, 자연장을 할 수 있는 조건도 완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매장문화에서 화장문화로 바꾸는 지름길이 아닌가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