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불위 역사를 심다. ①

여불위는 그 길로 애첩 조희의 집을 찾았다. 벌써 어둠이 포근하게 내려앉고 있었다. 비단옷을 곱게 차려입은 조희가 화사한 눈웃음을 치며 여불위를 방으로 맞았다. 그녀는 천하의 절색이었다. 자신이 거상으로 이 나라 저 나라를 떠돌며 가는 곳마다 애첩을 두고 있지만 조희만큼 아름다운 여인을 만난 적이 없었다. 마음이 가장 많이 가는 것도 조희였다.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어디 하나 나무랄 곳이 없었다. 좁은 어깨선을 따라 아래로 흐르는 선과 잘록한 허리, 가는 팔, 매끄러운 피부, 화사한 웃음. 눈을 감아도 선연하게 만져지는 것이 그녀의 모습이었다.

“낭군님께서 어쩐 일로 초저녁부터 대취하셨사옵니까?”

그녀는 버선발로 뛰어나와 여불위를 맞았다.

“내 긴히 할 얘기가 있어 황급히 찾았네. 오늘은 대업을 이루어야 할 것이므로 누구도 이방에 들이지 못하게 하시게.”

조희는 날아갈 듯 엉덩이를 살랑살랑 흔들며 방을 나간 뒤 하인들에게 주안상을 차리도록 일렀다. 그리고 주인 나으리께서 오셨으니 주변에 누구도 얼씬하지 말 것을 일렀다. 그리고는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

“낭군님께서 무슨 대업을 이루신다는 말씀이옵니까?”

낭랑한 목소리로 되물었다. 그 소리만으로도 간을 녹였다.

“그럴 만한 일이 있네. 그러니 어서 목욕재계하고 자리를 펴시게.”

여불위는 조희가 욕실로 향하는 동안 혼자 침상에 누워 싱겁게 웃었다. 계략이 맞아들고 있었다.

한편 조희는 욕실에 들어 손끝으로 물을 만져 보았다. 미지근한 것이 목욕하기에 적당했다. 하인이 선채로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옷을 벗어 달라는 것이었다. 그녀는 천천히 긴 저고리를 벗어 하인에게 넘기고 속곳도 벗어 내렸다. 백옥 같이 흰 피부가 욕실을 빛나게 했다. 여자가 보아도 참으로 아름다운 몸매였다.

“마님은 언제 보아도 백옥 같사옵니다.”

하녀가 옷을 받아들며 말했다.

“그렇더냐. 고맙구나.”

조희는 매끄러운 발끝을 물에 담그고 아주 천천히 욕탕 속으로 몸을 숨겼다. 백옥 같이 흰 피부와 양손에 폭 잡힐 듯한 젖무덤은 그 자체가 예술이었다. 건포도처럼 돋아난 유두는 혀끝에 감미로움을 절로 돋게 했다. 특히 고운 언덕처럼 솟아오른 엉덩이는 그녀가 탕에 몸을 숨길 때까지 눈을 떼지 못하게 했다. 백옥으로 빚은 조각상이 따로 없었다. 옷을 받아 걸고 돌아선 하녀조차 그녀의 몸매를 보며 생침을 삼켰다.

“마님 등을 밀어 드릴깝쇼?”

“그래라. 비단으로 등을 밀어주거라.”

조희는 작은 손으로 물을 끼얹으며 하녀에게 등을 들이밀었다. 욕탕의 물이 출렁거릴 때마다 젖가슴이 일렁거렸다. 너무나 아름다운 선으로 이루어진 몸이었기에 하녀조차 등을 밀며 그녀의 어깨선을 즐겼다.

“마님, 등을 밀었으니 자리에서 일어나시지요.”

조희가 탕에서 일어서자 하녀는 비단 쥔 손으로 그녀의 가슴과, 엉덩이 그리고 사타구니며 매끈한 다리를 닦아 주었다. 그녀의 손길이 스쳐 지날 때마다 묘한 감정이 조희를 눈뜨게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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