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철도공사 채용 비리, 우려가 현실로
도시철도공사 채용 비리, 우려가 현실로
  • 서지원 기자
  • 승인 2016.03.24 2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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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도시철도공사 직원 채용 비리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대전시 감사를 통해 채용과정에서 면접시험 점수가 조작된 것이 확인됐다. 이에 시는 차준일 도시철도공사 사장과 황재하 경영이사를 해임하기로 했지만 황 이사가 공익제보자인지 단순한 내부고발자인지 여부에 대한 논란은 뜨거운 불씨를 남겼다. 황 이사는 공사 가족들에게 장문의 이메일을 통해 “공사의 미래를 위한 결단”이었다고 소회했다.

◆대전도시철도공사 채용 면접점수 조작 사실

대전시는 24일 대전도시철도공사 직원 부정채용 의혹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차 사장이 총무인사팀장에게 ‘특정 응시자를 챙겨달라’는 부탁을 했고 총무인사팀장은 면접위원에게 차 사장의 지시를 전달했다. 이후 면접위원 등이 조직적으로 가담해 특정 응시자의 면접 채점표 점수를 조작했다. 이 과정에서 도시철도공사 직원 7명과 민간 면접위원 1명 등 모두 8명이 가담한 것으로 밝혀졌다. 시 감사관실은 “내부 면접위원 2명은 면접시험 평정표에 연필로 기재하고서 나중에 수정했다”며 “외부 면접위원 1명(대학교수)은 점수표를 의도적으로 정정하는 방법으로 (조작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시는 관련자 8명을 수사기관에 고발하고 사장과 인사관리 총괄 담당인 경영이사를 해임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통해 도시철도공사 등 공기업 전체적으로 채용시스템 등 인사 관련 규정을 정비하고 다시는 이런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산하기관에 대한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공익제보자? 내부고발자?

공사의 점수조작 의혹이 드러나자 내부자료의 유출경위에 대한 소문이 확산됐다. 이 소문의 진원지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결국 황재하 경영이사가 내부고발자라는 소문이 무성했다. 그리고 이번 감사에서 황 이사가 내부자료 유출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렇다면 내부고발자에 대한 보호가 강해지고 있는 요즘 황 이사는 공익제보자일까? 내부고발자일까?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다. 시는 현재 내부고발자를 떠나 인사권 책임자로서 사인을 한 점과 금고에 보관해야할 채점서류를 사적으로 보관한 점 등에 근거해 해임한다는 방침이다.

한필중 감사관은 “경영이사는 금고에 보관해야할 채점서류를 사적으로 보관했으며, 이를 제3자에게 유출해 언론에 나가게 된 걸로 알고 있다”며 “공익제보자라면 권익위원회나 감사원, 감사관실 등을 통해 고발자로 보호돼야 하지만 해당 사안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는 ‘공익신고자 보호법’은 내부고발자가 공익제보를 이유로 부당한 처우를 받았을 때 권익위가 해당 기관에 원상회복 명령 등 보호조처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이번(도시철도공사 채용 조작) 경우는 법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권익위 관계자는 “일반적인 경우 내부고발자가 고발 뒤 인사 등에 대한 부당한 처우를 받으면 보호를 해야 하는게 맞지만 이번 경우는 서류 부분 등 법적인 검토가 필요한 부분 있어 확실히 어떻게 해야한다고 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공사의 미래를 위한 결단이었다”

황 이사는 이날 공사 직원들에게 자신이 내부고발자로 나설 수밖에 없었던 심경 등을 토로했다.

“오랜 시간 고민했지만 공개채용 시험 비리를 눈감아줄 수 없었다”고 고백한 황 이사는 “공정한 시험관리를 수없이 강조했는데도 필기시험에서 5배수, 7배수를 합격시키고 사장이 면접관을 모두 지정하는 등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알았고 (차 사장에게) 항의도 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며 “사장이 지시한 사람이 점수에 미달되자 사장은 일부 면접관에게 전화를 해 점수를 수정해 주기를 요청, 담당자가 찾아가 면접점수를 수정해 오는 등 점수조작은 이미 도를 넘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부정한 방법으로 합격자가 바뀌는 일, 억울한 사람이 생기는 일은 더 이상 용납돼서는 안 되겠기에 그 증거를 확보해 놓았다는 황 이사는 ‘이런 잘못들이 반복되지 않게 하기 위해 자신이 앞장설 것이며 책임질 부분이 있다면 책임지겠다. 이번 일은 내가 마무리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번 기회에 잘못된 고리를 끊어 버리자. 중요한 것은 여러분이 동참해 주셔야 한다. 사장이 부당한 지시를 하면 거절할 줄도 알아야 한다. 함께 바로 잡자”면서 동참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결국 내부고발자가 돼 욕을 먹고 돌팔매를 맞는 것을 많이 봐 왔는데 이번에도 지금 밖에서는 그런 분위기인 것 같아 마음이 더 무겁다. (여러분의) 상처가 빠른 시간 내 치유되고 공사의 명예가 회복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끝까지 밝혀 잘못된 부분은 바로잡겠다”며 결연한 각오를 드러냈다.

서지원 기자 jiwon401@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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