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번의 도전, '에너지혁명' 성공신화를 다시 쓰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전도유망하다는 평가는 비교우위, 즉 성공 가능성을 의미한다. 열정과 뚝심을 양분 삼는 나무는 떡잎부터 다른 법이다. 대전시가 매년 지정·관리하는 유망중소기업이 그렇다. 굴곡과 역경을 딛고 내일의 블루칩을 꿈꾸는 대전 유망중소기업. 그들의 현재 진행형 성장기는 예비 창업자들에게 훌륭한 교과서이자 잘 사는 도시 대전의 씨알 굵은 동력이다. ‘2015년 선정 대전 유망중소기업’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들여다본다. 편집자

신충교 (주)그리닉스 대표
위대한 발명품은 언제나 세심한 관찰에서 시작한다. 관찰에서 시작돼 의구심을 품게 되고 문제점을 발견하며 결국 해답을 찾아낸다.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아이작 뉴턴이 그랬고 20세기 최고의 천재 알버트 아인슈타인이 그랬다. 자칫 그냥 넘길 수 있는 점을 관찰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자세는 항상 진취적이다. 이런 자세를 두고 혹자는 장인정신이라 얘기한다. 누구나가 알고 있지만 정작 실천하는 이는 드물다. 하지만 신충교 ㈜그리닉스 대표는 진취적인 자세를 갖고 문제점을 찾아 해결해내려는 의지를 통해 매연절감과 연료절감이 되는 제품을 발명했다. 업계에서 그의 제품은 단연 1등이라고 입을 모은다.

#1. 연료연소에 관심을 갖게 됐던 부산에서의 사회생활

신충교 (주)그리닉스 대표는 충남 금산 출신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금산 하면 인삼이 매우 유명했고 인삼을 건강식품으로 가공하는 환경에서 자라다 보니 자연스레 사람들의 건강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쓰는 편이다. 안면만 보고 ‘저 사람 어디가 안 좋은 것 같은데’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관찰력이 매우 뛰어났다. 세심한 관찰력은 여기서 출발했다.

그의 관찰력이 얼마나 뛰어났는지는 그가 사회생활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를 보면 알 수 있다. 신 대표는 금산 출신이지만 사회생활은 부산에서 시작했는데 당시 부산은 신발공장이 많기로 유명했다. 신발공장 옆에 신발공장, 건너편에도 신발공장이 있었고 출퇴근 시간만 되면 공장에서 일을 하는 젊은이들은 밀물과 썰물처럼 들어가고 빠져나갔다. 젊은이들이 많았지만 생기는 없었다. 이유가 뭘까 고민하던 신 대표는 곧바로 궁금증을 풀기 위해 신발공장에 들어갔다. 당시 신발공장은 온갖 화학제품을 쓰기 때문에 냄새가 매우 지독했다. 여기에 열을 떼기 위해 공장에서 직접 석탄을 많이 썼는데 유해가스 등 열악한 노동환경 탓에 직원들의 낯빛이 안 좋았던 것이다. ‘이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바꾸고 싶다’라는 생각이 가득했다. 그는 산업용 열풍기를 공장에 도입하자고 결론을 내렸다. 한 공장을 찾아가 열풍기를 도입하면 생산성이 좋아질 것이라고 공장장을 설득했고 그 공장에 결국 열풍기를 설치시켰다. 그 결과 그의 예측대로 공장의 생산성이 높아졌다. 입소문이 나면서 옆에 신발공장, 건너편 신발공장들이 앞다퉈 열풍기 설치를 문의했다.

#2. 본격적인 연료연소에 관심을 갖고 문제점을 찾고 해결을 구하려 했다

신 대표는 산업용 열풍기로 나이에 비해 제법 돈을 모았다. 만약 소인배였다면 해당 사업을 더 확장하려 했을 것이다. 하지만 신 대표는 장인정신을 가진 대인배였고 연료연소에 관심을 가지면서 더 좋은 일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그가 다음으로 관심을 가졌던 것은 바로 자동차였다. 자동차가 보편화되면서 ‘1세대 1차’라는 말이 생기기 시작했고 자동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매연에 대한 문제점도 언론을 통해 공개되고 있었다.

곧바로 신 대표는 ‘어떻게 하면 매연을 줄일 수 있을까’하는 발동한 호기심에 매연절감제품을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약 5만 번의 실험을 감행했다. 매연을 줄이기 위해 어떤 성질의 물질이 필요한지 직접 발로 전국 방방곳곳 광산들을 돌며 광부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소요된 돈만 48억 원. 산업용 열풍기로 번 돈은 거의 날렸다. 하지만 결국 천연광물을 재료로 하는 매연절감제품 개발에 성공했고 그리닉스라는 명칭으로 출시됐다. 은근과 끈기의 승리였다. 이는 차량 매연이 30~90% 이상 적게 생기도록 해 대기 내 온실가스가 감소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천연광물을 원료로 사용해 제조부터 폐기까지 환경오염이 거의 없다. 전자기장 및 초전도 현상을 이용, 연료의 완전 연소를 가능케 해 그리닉스를 사용한 차량은 같은 양의 연료를 주입해도 10~30%를 더 주행할 수 있었다.

획기적인 제품이 출시됐지만 시장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자동차 매연절감제품과 연료절감제품들이 이미 소비자들에게 불신감을 심어줬다. 신 대표의 제품도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직접 발로 뛰어서 소비자들에게 제품의 특성을 설명해야 했다. 휴게소에 가서 트럭 기사들을 만나며 자신의 제품을 사용해보라며 권했고 직접 써 본 이들은 그의 제품에 혀를 내둘렀다. 눈에 띄게 차의 성능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이런 열정이라면 입소문을 타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

#3. 실패로 끝난 중국으로의 첫 진출, 장인정신으로 태어난 제품은 배신하지 않는다

직접 발로 뛰며 제품을 설명하다 보니 어느새 자동차 매연절감제품과 연료절감제품 시장에서 그의 제품은 단연 돋보였다. 해외진출은 당연한 결과였다. 가장 적극적으로 구애했던 국가는 중국이었다. 고도 성장을 추구하는 중국이 미국과 견줄 정도로 성장하자 경제 성장보다는 환경에 초점을 둔 시기에 맞물렸다. 하지만 중국 진출의 단꿈도 잠시였다. 막 순풍을 받아 사업을 확장하려 할 때 위기가 찾아왔다. 중국 측에서 신 대표의 제품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150만 달러의 생산오더를 전했다. 당시 ㈜그리닉스의 재정으로 물량을 소화하기 어려워 관련 기관을 찾아갔다. 하지만 관련 기관 측에선 불확실성을 이유로 보증서를 내주지 않았다. 결국 계약은 물거품이 됐고 연쇄적으로 다른 계약도 취소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그리닉스의 명성에 큰 타격을 입었고 첫 중국 진출은 실패로 끝나는 듯했다. 하지만 신 대표의 장인정신으로 태어난 제품은 여전히 시장에서 구매력이 높은 아이템이었다. 중국의 당산시 조비전공업단지관리위원회는 중국의 정부산하기관으로 정부 주도하에 스모그를 해결할 기술을 찾던 중 우연히 ㈜그리닉스에 대한 정보를 접했다. 위원회는 올해 초 신 대표가 중국에 머물 당시 일정을 모두 마칠 때까지 기다릴 만큼 ㈜그리닉스의 제품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소문으로만 듣던 신 대표와 ㈜그리닉스의 제품을 신뢰하진 않았다. 직접 보고 판단을 하겠다며 자신들 앞에서 매연 절감 효과를 보여 달라고 재촉했다.

“이들을 놀라게 할 자신이 있었고 매연절감 효과를 증명했습니다. 배출가스 중 HC(탄화수소)는 ㈜그리닉스의 제품을 주입하기 전 98%가 나왔지만 주입 후 0%로 떨어졌고 NOX(질소산화물)는 주입 전 38%에서 13%로 하락했습니다.”

중국 랴오닝 성 선양시에서도 관심을 보이며 다시 한 번 제품 성능을 시험했고 이 자리에서도 뛰어난 효과를 보여 수출 계약을 맺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 이번엔 성공적으로 계약을 성사시키고 싶지만 재원이 문제다. 관련 기관은 여전히 ㈜그리닉스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면서 자금을 지원하지 않는 상황이다.

#4. 중국을 넘어 자동차 강국까지 노린다

㈜그리닉스의 뛰어난 품질이 중국을 사로잡고 본격 진출을 앞두고 있지만 신 대표의 눈은 벌써 아시아를 넘어섰다. 아우디와 폭스바겐 등으로 대변되는 자동차 강국 독일이다. 이미 아우디와 파트너를 맺고 있는 캐피탈사가 신 대표와의 만남을 가졌다. ㈜그리닉스가 자랑하는 뛰어난 품질을 직접 보기 위해서였다. 이 자리에서도 뛰어난 성능을 목격한 관계자는 곧바로 아우디 본사에 보고서를 제출했고 아우디 역시 신 대표와의 합작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우디 측과는 5월 중 만나 추후 일정을 논의키로 했다. 폭스바겐도 ㈜그리닉스의 매연절감 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유럽 진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여기에 독일대사관이 국내 540개 기업을 대상으로 10개의 우수기업을 뽑아 독일 진출을 돕기로 했는데 ㈜그리닉스는 세 번째에 이름을 올렸다. 독일 진출 역시 멀지 않아 보인다.

“지난해 폭스바겐의 매연 조작 사건으로 모든 자동차 회사가 매연 절감에 큰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닉스는 제품이 뛰어나다는 평으로 자동차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독일 진출까지 앞두게 된 것은 오로지 장인정신을 갖고 사업에 매진한 덕분입니다. 장인정신으로 사업을 한다면 누군가는 반드시 알아줍니다. 과거 중국으로의 납품에 성공하지 못했을 때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리닉스의 제품에 대한 믿음은 확고했습니다. 어쭙잖은 마음으로는 사업에 성공하기 힘든 법이죠.”

자동차 강국 독일 진출을 앞두고 떨릴 만도 한데 신 대표의 눈은 확신에 차 있었다. 그의 장인정신으로 태어난 ㈜그리닉스를 믿고 있기 때문이다.

글 김현호 기자·사진 신성룡 기자 khh0303@ggilbo.com

◆㈜그리닉스(www.gnx.kr)는

대전 유성구 문지동 KAIST ICC 문지캠퍼스 안에 있는 ㈜그리닉스는 국내의 벤처기업이 혁신적인 나노촉매기술로 자동차의 연비를 상승시키고, 출력을 높이며, 매연을 현저하게 줄이는 나노융복합촉매기술을 개발해 주목을 받고 있다. 뛰어난 제품 성능으로 ISO9001, ISO140001을 인증받았고 연료절감기술(부동액첨가제)로는 최초로 벤처 인증까지 취득했다. 지난 2006년 개발한 제품을 기업명으로 쓰고 있으며 녹색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그리닉스는 대전시로부터 지난해 유망 중소기업으로 선정됐으며, 인증서 및 기술개발 및 지역 경제 활성화 유공자 표창을 받은 바 있다.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