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간다' 자만하는 순간 일순간 몰락할 수도 있고 '아직 부족해' 겸손할 줄 알면 더 큰 성공 맛볼수도

수탉 두 마리가 거름더미 위에서 싸우고 있었다. 마침내 힘센 수탉이 이겨 싸움에서 진 수탉을 거름더미에서 쫒아냈다. 모든 암탉이 힘센 수탉 주위에 모여 승리를 축하하며 용맹을 칭찬했다. 우쭐해진 수탉은 자기 힘과 명예를 이웃들에게도 자랑하고 싶어 날개를 퍼덕이며 헛간 지붕에 올라가 큰 소리로 외쳤다. “너희들 모두 날 봐라. 나는 승리한 수탉이다. 이 세상 어디에도 나만큼 힘센 수탉은 없다!” 그러나 수탉이 이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독수리 한 마리가 날카로운 발톱으로 수탉을 채어 날아갔다. 얼마 전 읽었던 한 책에 인용된 우화내용이다.필자가 일하는 중소기업청은 우리 사회의 실뿌리역할을 하는 많은 중소기업들이 보다 편하게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관이다. 업무의 성격상 많은 중소기업인들을 만나게 되는데 이들을 통해 실패와 성공을 간접적으로 자주 경험하게 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대부분의 중소기업인들은 자신들의 힘든 역경 속에서 고생하고 있거나, 심한 경우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좌절해버리곤 한다. 반대로 일부 중소기업인들은 어려운 역경을 극복하고 장기간의 기술개발을 성공시키고 이를 효과적으로 사업화하여 많은 이익을 창출하곤 한다. 얼마 전에 평소에 알고 지내던 기업인 한분을 정말 오랜만에 만났다. 5년여 동안 기술개발하느라 숱한 고생을 했노라고, 이제는 기술개발로 대기업에납품도 하고 해서 살만하다면서 그동안의 연락부재의 무심함을 갚는다고 좋은 식당에서 식사대접을 하겠다고 해서 필자가 꺼낸 이야기가 서두의 수탉이야기였다. 그 사장님은 충분히 공감하면서 자신의 주변에서 순간의 성공에 만족하고 안일하게 경영하다가 어려움을 겪은 분들 이야기를 해주셨다. 참으로 교훈이 되는 이야기였다.예전에도 그랬지만 최근의 기업환경은 그야말로 급격한 변화의 시기라 할 수 있다. 필자가 태어난 해인 1965년의 대한민국 매출액 100대 기업중에 작년까지 생존한 기업은 불과 12곳뿐이다. 10대 기업중에는 그나마 삼성이 유일하다. 그 많은 대기업들이 불과 40년도 안되는 시간 속으로 모두 사라져버린 것이다. 또한 벤처기업의 붐이 한창이던 2000년에 대한민국 10대 기업중에는 내노라하는 대기업을 제치고 벤처기업인 6명이 자리하고 있었지만, 불과 10년만에 이들 모두가 순위에서 사라졌다. 10년동안 100대 기업의 자리를 지킨 벤처기업으로는 현재 벤처기업 협회장을 하시는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사장님이 유일할 정도이다. 아무리 고위험-고수익이라지만 벤처기업의 빠른 성장과 급격한 몰락을 보면서 기업활동의 단면이 거름더미속의 수탉들의 싸움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너무나 각박하고 치열한 사회생활을 하는 현대인들 또한 매일매일 크고작은 전쟁을 치르며 살아가고 있다. 때로는 전쟁에서 이겨 기뻐하고 어느 때에는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해 상심을 하며 힘든 시간을 보내곤 한다. 그러나 우리가 항상 명심해야 할 것은 성공도 실패도 영원하지는 못하고 매일 매일을 닭장속의 닭처럼 새로운 경주를 한다는 사실이다. 어느 누구도 영원한 승자가 될 수 없는 것이 치열한 인생이라는 닭장속의 진실이다. 지금 이 시간 기업활동 속에서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는 기업인들이 계시다면 그것으로 족하고 미래를 위해 고삐를 한번더 조이라고 권해드리고 싶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어려움에 힘든 나날을 보내고 계시는 기업인들이라면 닭장속의 수탉을 생각하며 묵묵히 참고 인내하며 견디시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기업경영과 닭장 속 싸움은 크게 다르지 않아 언젠가는 실력을 쌓은 이가 승리자로 등극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서승원(중소기업청 창업벤처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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