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형동검·잔줄무늬거울 등 일괄 출도…기원전 2세기경으로 추정

▲ 부여군 세도면 청송리에서 출토된 청동유물. 문화재청 제공

부여 세도에서 청동기시대 유물이 쏟아져 나왔다. 문화재청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 8월부터 세도면 청송리 35-42번지 일대에 대한 발굴조사에서 세형동검, 잔줄무늬거울, 청동 방울 등 다량의 청동유물을 수습했다고 3일 발표했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이 일대에서 시행된 태양광발전시설 건립공사 과정에서 널무덤 1기가 노출되는 등 유물이 수습됨에 따라 긴급 발굴조사에 착수했다. 널무덤이 위치한 곳은 현장에서 남쪽으로는 2㎞ 지점으로 금강을 낀 평야지대의 낮은 구릉 정상부(해발 17m) 바로 아래다. 널무덤은 풍화암반을 약 1.5m 깊이로 파서 목관을 안치한 구조인데 공사로 인해 훼손돼 서쪽에서 거울파편 일부만 원위치를 유지한 채 출토됐을 뿐 다른 유물들은 제 위치에서 벗어난 채 발굴됐다.

이곳에선 세형동검(細形銅劍) 1점과 잔줄무늬거울 1점, 제사의식 기구로 추정되는 청동 방울 1점, 청동 투겁창(나무 자루를 끼우는 창) 4점, 청동 꺽창(나무 자루에 직각으로 연결하는 창) 1점, 청동 도끼 1점, 청동 새기개(앞쪽이 뾰족해 새기개로 사용하는 끌) 2점, 청동 끌 2점 등 15점의 청동유물을 비롯해 대롱옥 14점, 돌화살촉 3점이 수습됐다. 출토 지점은 유물의 조합과 위계 등으로 볼 때 기원전 2세기경 이 지역의 수장급 분묘였을 것으로 문화재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청동유물 12점의 부식생성물에 대한 납동위원소 분석 결과, 청동유물의 원료산지는 서로 다른 지역이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잔줄무늬거울은 충청도와 전라도의 방연석(납원료) 광산에서, 청동방울은 태백산 분지 경계지점 광산에서, 나머지 청동유물 10점은 경북과 강원도 광산에서 채굴했을 확률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청동유물들이 서로 다른 장소에서 제작됐거나 원료 교역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출토된 유물은 사전 신청자에 한해 오는 10일과 11일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에서 공개된다. 전화(041-830-5649)로 관람을 신청하면 해설사의 생생한 설명과 함께 출토유물을 직접 볼 수 있다.

부여문화재연구소는 국립문화재연구소와 함께 이번에 출토된 청동유물의 제작방법과 시기, 원료산지 파악을 위한 과학적 분석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기준 기자 lkj@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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