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 프로야구 연고팀 한화 이글스가 지난해 ‘벌떼야구’ ‘마리한화 야구’라는 신조어를 만들면서 요란하게 야구를 하더니, 올 시즌에는 엄청난 돈을 들여 선수들을 대거 보강하면서 우승후보를 꿈꾸었다. 하지만 시즌이 개막되자마자 김성근 감독의 원칙이 없는 벌떼야구는 기어코 한계를 드러내어 현재 연패를 거듭하며 10개 팀 중 단연 꼴찌다.

현역 감독 중 70대 최고령의 감독임에도 나이를 의식하지 않고 경기 후에도 그날 경기에서 실수한 선수들을 남겨놓고 펑고볼을 직접 치는 등 악바리 야구를 운영하고 있는 김 감독이지만, 이제는 낡은 구식야구가 더 이상 통할 수 없음이 입증됐다.

전문가들은 올 시즌 박병호 등 많은 선수들을 다른 팀에 이적시킨 넥센을 꼴찌팀 후보로 지목했지만, 넥센은 예상을 깨고 염경엽 감독의 용병술로 신인 선수들이 선전하면서 상위권에서 활약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 챔피언인 두산은 김태형 감독의 지도로 올해도 단독선두에 나서 우승을 노리고 있다.

이처럼 젊은 지도자들이 선수들과 호흡을 하며 다정한 형님 리더십으로 좋은 성적을 내고 있음에도 김성근 감독은 전임 김응룡 감독에 이어 지나친 욕심을 부려 야구인생에 흠을 남기고 있어 안타깝다.

한화 이글스의 심각한 문제는 총체적으로 조직이 붕괴되었다는 것이다. 모든 게 김성근 감독의 1인 체제로 이루어짐에 따라 코치진도 거의 허수아비처럼 명령을 받아 하는 상황이다. 시즌 초 연패행진이 계속되자 일본에서 고액을 주고 영입한 투수코치를 2군으로 내보내려고 하자, 그 일본인 코치는 일본으로 돌아갔는가 하면 김성근 감독의 아들 김정준 코치가 아버지를 대신해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는 등 불협화음이 곳곳에서 터지기 시작했다. 적과 싸우기 전에 내분이 심각한 상황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심신이 괴로운 김성근 감독은 5일 병원에 입원하여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으면서 “팬들과 구단, 선수들에게 죄송하다. 건강하게 복귀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많은 팬들은 47년간의 최장수 감독을 역임하고 있는 김성근 감독이 은퇴하기를 바라고 있다. 김성근 감독이 한국 야구의 원로로 뒷전에서 후배들을 지도하기를 바란다.

한화 이글스는 이번에 젊은 감독으로 교체하고 팀을 재정비해야 한다. 더 이상 원로 감독에게 미련을 두지 말고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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