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중권<세종 주재>
“지금까지 그렇게 일해 왔다. 어느 한 쪽을 배척하지 않았다. 최대한 중립적이고 올바른 판단을 하는 것으로 봐주었으면 좋겠다.”

이 시장이 지난 19일 정례브리핑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한 내용이다.

이 시장은 이날 중앙공원 조성과 관련해 문제점을 짚고, 언론에 공개적인 대안을 내놓았다. 지역 최대현안으로 불거지고 있는 사안인 만큼 신중하게, ‘진실’의 내면을 그대로 보인 듯하다.

이 시장은 “사실관계를 분명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금개구리 개체 파악”을 전제조건으로 내 놓았다. 이 제안은 시를 책임지고 있는 수장 입장에서 ‘대타협’의지를 밝힌 것.

그러나 이 시장의 정례브리핑 후에 기자회견을 갖은 세종생태도시시민협의회(이하 생태협의회)는 금개구리 전수 조사에 대한 반대를 공식화 했다.

생태협은 이날 “금개구리 개체 수 확인이 인구주택 총 조사 정도로 생각하는 의견들이 안타깝다, 이는 반 생명, 반환경적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특히 “금개구리는 논 농업과 함께 수천 년 동안 장남평야에서 공생해 왔다. 금개구리 서식지로 논이 적절하다는 정부의보고서가 있다”고 주장했다. ‘논 습지’의 보존을 강조한 것.

이와는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는 신도시 32개 단지 입주자대표는 지난 15일 중앙공원 바로만들기 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을 지지하고 연합모임을 결성했다.

이 모임은 지난 21일 오후 호수공원에서 중앙공원 바로만들기 대규모 촛불문화행사를 가졌다. 시민들과 함께 중앙공원 원안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

생태협이 주장하고 있는 ‘논 습지 보존’과 ‘논 없는 중앙공원’을 사수하겠다는 시민모임 양 단체의 첨예한 대립으로 갈등의 골은 이처럼 깊어지고 있다.

여기에 지난 3일 다자협의회를 개최했으나 불발로 끝났다 . 협의기구조차 발동하지 못하는 최악의 조건을 맞은 것이다.

이날 이 시장은 정례브리핑 서두에 세종시 인구를 화두로 삼았다. 인구는 23만. 그만큼 세종의 빠른 인구유입은 ‘실질적 행정수도’의 위상을 나타내는 바로미터다.

이 시점에서 ‘중앙공원’조성을 둘러싸고 시민단체 간, ‘민-민 갈등’을 봉합하는 리더의 지혜, 신뢰성 있는 의지와 결단이 필요하다.

상대적으로 양 시민단체는 전제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이 시장이 어느 한편에서서 편파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신’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즉 공정하다는 ‘신뢰’를 가져야한다.

“공정한 입장에 서서 일을 해왔다. 지금까지 그렇게 일해 왔다”며 독백처럼 답하는 이 시장의 말이 허언(虛言)이 아닌 것으로 믿는다.

양 단체는 이 시장이 주선하고 제안하는 ‘테이블’에 마주 앉아 해법을 찾길 바란다. 세종시의 밝은 미래를 위해서 말이다.

세종=서중권 기자 0133@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