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낮춘 현장행정, 시민행복·미래성장 주춧돌 놓다

권선택 시장이 트램 노선을 발표하고 있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부여된다. 어떻게 활용하는가는 오롯이 그 시간을 쓴 당사자의 몫이다. 돌아보건대 유용했을 수도 있고, 무미건조했을 수도 있다. 민선6기 전반기 2년이 훌쩍 지나갔다. 4년 임기 중 그 절반이 과거형에 전시되는 순간이다. 권선택 시장이 이끌고 있는 대전시 역시 2014년 7월부터 2016년 6월까지 2년의 시간을 관통했다. 몇몇 잣대로 지난 시정 성과의 높낮이를 평가하는 것은 무리다. 다만 “‘시민 덕분에’ 대전의 희망이 더 커졌다”는 그들의 자평은 겸손하게 다가온다. 대전 시민 77%는 권선택 호(號) 시정에 “잘한다”고 응답했다. 편집자

◆시민이 주인 되는 시정
권 시장은 취임 이후 줄곧 ‘시민이 주인 되는 시정’을 강조하며 ‘우문현답(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의 자세로 경청과 현장 행정을 구현했다. 선물로 받은 구두 한 켤레는 발로 뛰는 그의 행보를 상징한다. 이상보단 실천이 그의 스타일이다. ‘우문현답’으로 흘린 땀은 배신하지 않았다. 민선6기 전반기 대전시정이 거둔 성적표 중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그래서 현안사업 돌파구 마련이다. 엑스포 재창조 발착, 충청권광역철도망 1단계 사업 예타 통과, 호남선 고속화 사업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신규 사업 반영, 대전산업단지 재생사업 물꼬 트기 등이 대표적이다.

이 기간 동안 대전시정은 살고 싶은 대전을 만들어 가기 위한 ‘행복 키움’ 전선을 활보했다. 2018년까지 좋은 일자리 10만 개 창출, 강소·벤처기업 2000개 육성, 국내총생산 3% 달성을 위한 ‘경제그랜드플랜 30’이 거창하게 진행되는 동안 올 1분기 기준으로 고용률은 65%로 특·광역시(64.0%)보다 1.0%p 높였고 청년실업률은 9.6%로 전국(11.3%)보다 1.7%p 낮췄다.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시동을 위한 발놀림이 분주했고 정부가 인정한 시민행복위원회와 생존수영 강습사업으로 부러움을 샀으며 전국 최초의 공기업 임금피크제 도입 및 통합체육회 출범으로 모범이 되는 동안 대전은 대한민국의 중심이었다.

‘미래 대전’을 위한 디딤돌도 놨다. 2017 아시아·태평양도시 정상회의, 국방신뢰성시험센터, SW융합클러스터, 2017 FIFA U-20 월드컵대회 유치 등이 그것이다.

시민과의 약속사업도 순풍(95개 사업 중 62개 완료, 33개 정상 추진 중)을 타며 매니페스토 실천본부로부터 A등급을 받았다. 일 잘하는 도시, 살기 좋은 도시는 대외기관으로부터 받은 97건의 각종 수상이 입증했다. 그로 인해 받은 150여억 원의 재정인센티브는 다시 질 높은 시민 편익으로 순환됐으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다.

▲우문현답의 발자취
시민 500명이 참여해 의사를 결정하는 시민행복위원회는 경청을 강조한 민선6기 대전시정의 트레이드마크다. 더불어 과학·경제 등 8개 분야의 명예시장 제도를 운영해 효험을 톡톡히 보고 있다. 아침을 여는 경청토크 역시 시민과 함께하는 대전발전 논의의 장이자 시민의, 시민에, 시민을 위한 의지의 발로다.

현장행정은 현장 시장실과 주민참여예산 등으로 녹아들었다. 32회 65곳의 민생현장과 재난 취약지역을 다니며 우문현답을 실천했고 지난해부터 시민이 예산을 직접 수립하는 주민참여예산을 전격 시행했으며 경청신문고, 사랑방 경청회, 시민토론회 등을 통해 우문현답의 체감도를 높였다.

▲경제가 강한 도시 대전
대전시정이 지향하는 경제는 ‘행복경제 1·2·3’으로 압축된다. 이를 통해 대전경제의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게 시의 포석이다. 좋은 일자리 10만 개 창출을 위해 청년인력관리센터,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 고용존을 설치했고 내손을 잡(Job)아 프로젝트, 청년토크콘서트, 청년인턴십 등을 시행하고 있다. 강소·벤처기업 2000개 육성은 경영자금(5408억 3353개사) 및 신용보증(6338억 3만 1103개사) 지원과 기업도우미 운영 등으로 부축하고 있으며 국내 총생산 3% 달성은 대전산단재생 착수(2015년 3월 기공), 특구1단계 개발 준공, 기업 유치 등으로 탄력을 주고 있다. 취업난에 허덕이는 청년들에겐 일자리 창출과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를 골자로 한 ‘청년 취·창업 프로젝트’를 입혔고 전통시장엔 젊음과 활기, 특색의 옷을 입혀 서민경제에 활력을 충전 중이다.

대전의 상징인 과학과 대전이 메카인 창조경제는 미래 먹거리와 직결되는 아이템이다. 창조경제 중앙로 캠퍼스 개소, 창업·중소기업 지원 원스톱 시스템 구축 등의 추진 기반을 마련했으며 SK그룹과 연계한 스타기업 육성(20개), SK 창업 펀드(450억 원), 엔젤투자매칭펀드(50억 원), 해외진출 지원(15개 사)에 가속 페달을 밟았다. 그 결과 테그웨이의 웨어러블 발전장치가 유네스코 선정 세상을 바꿀 10대 기술 1위에 선정되는 줄이 되기도 했다. 창조경제 역동성 1위, 역량 2위는 ‘창조경제 메카 대전’의 현주소다.

지난 4월 (주)대전신세계 지역법인이 설립되며 사이언스콤플렉스가 용트림을 했고 이달 기초과학연구원 착공으로 지지부진했던 과학벨트 조성의 숨통을 트며 엑스포재창조 및 과학거점도시로서 의미 있는 발걸음을 떼는 한편 세계과학정상회의(세계 장·차관 등 3000여 명 참여), 대전세계혁신포럼(40개국 1000여 명 참여) 성공적 개최로 대전의 위상을 높였다.

▲트로이카의 진화
원도심 부활과 대중교통 중심 도시 기반 확충, 안전한 도시는 권 시장의 주도 아래 대전시정이 주력하는 분야다. 차별화된 도시재생은 원도심 부흥의 주재료다. 지난 3월 도청사 이전특별법 개정안 국회통과로 옛 충남도청사 활용 폭이 커졌고 한의약거리 등 골목길 재생, 문화흐름 중교로 조성, 각종 원도심 시민공모사업 등으로 맞춤형 재생을 추진 중이다. 중단되기는 했으나 중앙로 차 없는 거리는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풍성한 민·관·경·학 거버넌스의 테마거리로서 가능성을 입증했다. 민선 6기 전반기의 가장 큰 수확 중 하나가 ‘대중교통 중심 도시 대전’으로 가는 길의 확장이다. 도시철도 2호선을 트램으로 결정하고 시범 노선을 확정하는 등 담금질이 한창이며 3호선 역할을 할 충청권광역철도가 사업구상 7년 만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호남선 고속화는 우여곡절 끝에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신규 사업에 반영돼 가수원∼논산구간 29.3㎞ 시설개량에 4596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안전하고 편리한 대중교통을 위해 시내버스 서비스 개선 등에 힘쓰고 어린이 및 노인보호구역 지정 등 안전한 보행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무엇보다 대중교통 중심 도시 대전의 필요충분조건인 시민들의 참여와 배려를 위한 ‘먼저가슈’ 운동은 교통문화의식 개선의 시발점으로 평가된다.

안전한 도시는 기능 강화와 예방 및 점검 강화로 구현 중이다. 우선 시민안전실을 발족해 8개 기관 간 협업 및 현장을 실시간 컨트롤하는 ‘스마트 빅 보드’를 구축했으며 5개 구 및 관내 144개 초등학교 CCTV 4138대를 통합 운영하는 한편 ETRI와 지하 공간 안전감시 체계 테스트베드 구축을 협약했다. 총 2만 1844곳에 대한 국가안전대진단을 실시하고 특정관리 대상시설 4641곳 등 중점 관리대상 시설물 안전관리 체계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살고 싶은 도시를 향해
시는 지난 2월 시민복지기준을 선정해 복지 지향점으로 삼았다. 전국 최초 권역별 희망티움센터를 설치·확대했고 맞춤형 복지급여제도 시행으로 급여지원을 확대했다. 여성친화 허브도시, 청소년 위캔센터, 인생이모작지원센터, 중부권 최초의 손소리복지관 개관 등 여성·청소년·노인 ·장애인을 아우르는 계층별 맞춤형 복지에 신경 쓰고 있다. 해묵은 현안인 대전의료원을 출발선상에 놓은 것도 치적으로 꼽을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 분야에선 대전 예술가의 집 개관, 대전시립연정국악원 개원 등의 인프라를 확충하고 전국 첫 통합체육회 출범, 체육기설 확충, 2017 FIFA U-20 월드컵대회 유치 등의 성과를 빚어냈다. 환경분야에선 환경부 물 순환 선도도시 선정, 한국산림복지진흥원 및 나눔 숲 자연휴양림 유치, 보문산 행복 숲길 준공 등이 눈에 띈다.

건축심의 전 협의제 폐지, 도시·건축심의 1회 원칙 수립, 숨은 규제 발굴센터 운영 등 박근혜정부의 화두인 규제 다이어트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시민, 경청, 통합을 정책기조로 시민과 전문가들이 함께 설계한 2030 행복대전 미래상을 제시하는 등 더 큰 대전의 밑그림을 그리는 데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몸 풀기는 끝났다-기대되는 후반전
민선6기 후반전은 현안사업 가시화, 4대 역점 과제 지속 추진, 경제 성장지도 구축, 국제과학문화도시 위상 제고 등을 조준하고 있다. 이 과제들이 정량적 목표라면 삶의 질 제고는 정성적 목표로 볼 수 있다. 진행형은 매조지고 새 목표는 가시권에 도열시켜야 하는 대전시정의 어깨가 그만큼 무겁지만 관전자 입장에선 기대되는 2년이다.

▲현안 매듭 풀이
유치전이 치열한 국립철도박물관은 충북 오송, 경기 의왕과의 3파전 양상으로 전개되는 분위기다. 유치 염원을 담은 55만 시민 서명부를 전달한 상태. 1관 2관 분리 후 그사이를 증기기관차로 운행하는 획기적인 수정안을 내놓으며 비교우위의 당위성에 새로운 콘셉트까지 입혔다. 7∼9월경 최종 후보지가 선정될 예정이다. 시범노선을 확정하며 불을 지피고 있는 트램은 7∼8월경 기본계획안에 대한 시민의견 수렴이 예정돼 있다. 사이언스콤플렉스는 내년 상반기 착공을 위한 절차 이행에 만전을 기하고 있고 대전의료원은 기본계획안을 토대로 복지부와 실무 협의 중이며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신규 사업 반영으로 추동력을 확보한 호남선 고속화는 예비타당성조사 등의 관문 통과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4대 역점 과제
청년 취업은 대전형 ‘청년키움 프로젝트’ 본격 가동으로 구슬을 꿰고 차별화된 도시재생사업은 대전역 주변 개발, 옛 충남도청사 활용방안 마련, 사람이 모이는 중앙로 조성으로 성공모델 창출에 나선다. 안전한 대전 만들기는 U-시티 체험형 테스트베드 구축사업 본격화와 함께 시민안전체험관 건립 검토에 들어갔으며 대중교통혁신은 트램과 충청권광역철도 1단계 착공 , BRT 추가건설(유성∼세종) 등으로 속도를 낸다.

▲잘 먹고 잘 사는 도시
‘대전경제 그랜드플랜 30’ 가시화가 리드한다. 일자리 중심경제, 산업구조 고도화, 경제규모 키우기 등이 주요 과제다. 신동·둔곡지구, 장대·평촌지구 등의 산업단지 조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수소인프라 신뢰성 센터 건립을 통한 ‘신 대전 수소연계사업 벨트화’ 추진, 에너지 자급마을 조성 등에 승부를 건다.

▲세계인이 인정하는 과학문화도시
2017 아·태도시 정상회의(9.10∼13)와 2017 FIFA U-20 월드컵(5.20∼6.11)이 개최 대기 중이며 제23차 세계가정총회는 내달 31일부터 8월 6일까지 7일간 60개국 2000여 명의 세계인이 함께한다.

▲대전시민 삶의 질 제고
2018년 12월까지 쓰레기 직접 매립이 없는 자원순환단지를 조성하고 환경성 질환 예방·치유 정책을 지속 추진하며 물 순환 선도도시 조성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100세 시대 생활체육 활력 충전을 위한 체육시설 확충 및 시민밀착형 체육활동 지원이 강화되고 반려동물 행복산업 선점과 인권도시로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민선6기 전반전은 끝났다. 평가는 오롯이 시민들의 몫이다. 남은 2년의 후반전이 시정 구호처럼 시민을 위한 해피엔딩으로 귀결되기를 바란다면 관심과 성원이면 충분하다.

이인회 기자 sindong@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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