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희의 진시황과 女> <91>
  • 금강일보
  • 승인 2016.07.11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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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와 한나라의 멸망①

한나라는 진나라에 힘이 부쳐 늘 전전긍긍하는 형세를 면치 못했다. 한나라 왕은 진나라가 쳐들어올 때마다 영토를 떼어 화친을 청하는 것으로 화를 모면하기 일쑤였다. 게다가 후궁과 미녀들을 팔아 황금으로 진나라에 바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만큼 한나라는 유약했다.

한편 한나라 왕은 진나라가 곧 쳐들어올 것이란 정보를 접하고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왕위에 즉위하자마자 사태가 발생했으므로 대처할 겨를도 없었다. 타들어가는 속을 어찌하지 못하고 한숨만 내쉬고 있었다.

연일 조정에서는 대비책을 찾느라 분주했다. 중신들은 머리를 맞대고 계책을 모색했다. 어쩐단 말인가. 한왕은 타들어가는 속을 술로 달랬다.

“중신들은 무엇을 하고 있단 말이오, 진나라가 쳐들어온다는데 방책도 찾지 못하는 이들이 무슨…….”

한왕은 도리어 내관들에게 역정을 냈다. 내전을 오가며 목이 마를 때마다 술을 마셨다.

“아직도 조정에서 무슨 전갈이 없더냐?”

“아직 별다른 전갈이 없사옵나이다. 중신들이 머리를 맞대고 비책을 찾고 있사오니 잠시만 기다려 주시옵소서. 대왕마마.”

내관은 좌불안석인 왕을 위해 조용히 진언했다. 그리고 많은 시간이 흘렀다. 늦은 밤이었다. 조정에서 중신들이 내전으로 찾아왔다.

“대왕마마. 비책을 마련하였기에 늦은 시각이지만 촌각을 다투는 일이라 내전으로 찾아왔사옵나이다.”

“그래 어찌하면 되겠소?”

중신은 한왕의 귀가에 다가가 나직하게 비책을 고했다. 그가 고한 책략은 진나라의 국력을 쇠진시키는 방도였다.

중신들은 진나라가 대규모 수리사업을 하도록 한다면 그곳에 국력을 빼앗겨 한나라를 쳐들어오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진언했다. 그러는 동안 한나라는 다시 국력을 신장시켜 진나라의 공략을 막아내면 된다는 것이었다. 시간을 버는 것이 중요했다. 한왕은 그렇게 하자고 하명했다. 그렇게 하여 진나라에 보낸 이가 한나라의 이름난 토목기술자 정국(鄭國)이었다.

정국은 한나라 왕의 밀명을 띄고 곧장 진나라로 들어가 진왕 배알을 요청했다. 물론 이 과정에는 여러 명의 진나라 중신들이 그의 면담을 거들었다.

“대왕마마. 한나라에서 가장 으뜸가는 토목기술자 정국이 우리나라에 귀화하겠다고 제 발로 찾아 왔나이다. 그를 맞아 수공을 일으키시옵소서.”

중신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았다.

“좋소. 대신들의 뜻이 그러하다면 과인이 직접 그자를 만나 보겠소.”

진왕은 이같이 말하고 정국을 조정에 불러들였다.

“그대는 어찌하여 한나라를 버리고 우리를 위해 일하겠다는 것이냐?”

“황공하오나 한왕은 신의 뜻을 헤아릴 만한 그릇이 못되기에 진나라의 신하가 되기로 결심하였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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