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희의 진시황과 女> <92>
  • 금강일보
  • 승인 2016.07.12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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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와 한나라의 멸망②

정국은 자신의 의도를 숨기고 간언했다.

“그렇다면 진나라의 어디를 수공으로 다스려야 한단 말인가?”

“일찍이 관중지역은 강수량이 적어 수해는 일어나지 않으나 가뭄으로 매년 백성들이 고생을 하고 있나이다. 신이 청하건대 서쪽의 경수를 끌어들이고 동쪽의 낙하 물을 댈 수 있다면 그곳은 비옥한 옥토가 될 것이옵나이다. 그렇게 된다면 곡식의 생산량이 증대될 것이고 나아가 진나라는 부강해질 것이옵나이다.”

정국의 청을 들은 진왕은 신하들의 의중을 물었다. 여전히 중신들은 정국의 제안이 합당하다며 그렇게 할 것을 간청했다.

“중신들의 의견이 그러하다면 좋소. 관중지역의 관개수로를 열도록 하시오.”

정국이 제안한 관개수로는 300리에 달했으며 그것이 완성되면 관중지역의 400경에 달하는 농지가 확보되는 대공사였으므로 많은 물자가 투입되었다.

진왕은 한나라 침공을 뒤로 미루고 관중지역 수로 개설에 국력을 쏟아부었다. 병사들이 동원되어 연일 수로공사가 이어졌다. 도랑을 파고 우마차로 흙을 퍼 날랐다. 황량하던 들판에 물길이 스며들었다. 그리고 세월이 지나 공사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이를 즈음이었다.

한나라에서 귀화한 중신이 정국의 계략을 진왕에게 고했다. 정국은 진나라의 국력을 소진시키기 위해 수공을 벌였으며 그는 한나라의 첩자란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진왕은 크게 노하여 정국을 잡아들이고 그를 죽일 생각이었다.

“괘씸한 놈 같으니라고 어찌 과인을 속이고 진나라를 쇠하려 했단 말이냐.”

진왕은 크게 분노하며 정국을 향해 칼을 내릴 심산이었다. 이때 정국이 말했다.

“대왕마마. 소신이 진나라로 들어올 때는 이 나라 쇠락을 위해 수리사업을 벌일 요량이었으나 막상 일을 하다 보니 이 일이 진나라에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나이다. 대수로 공사를 통해 진나라가 쇠약해 진 것이 아니라 도리어 국력이 크게 신장되고 있질 않나이까. 소신이 생각하기에 이 공사는 진을 위해 만세를 이어갈 업적으로 남을 것이옵나이다. 감히 간청 드리옵건대 신을 죽이시더라도 이 공사만은 계속하여 주시길 당부 드리옵나이다.”

이때 이사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대왕마마. 정국이 당초 사악한 마음을 가지고 진나라에 온 것은 사실이나 이곳에 들어와 마음을 회개하고 진정으로 대수로 공사에 매진하여 엄청난 부를 안겨주고 있나이다. 소신이 바라옵건대 정국을 참하지 마시고 그로 하여금 대수로 공사를 계속하도록 하여 소기의 목적을 달성토록 함이 가할 줄 아뢰옵나이다.”

진왕은 귀를 기울이고 이사의 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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