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신백동 주민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이근규 제천시장을 보는 시선이 그리 곱지 않다.

심지어 일부주민들은 이 시장이 신백동 주민들을 상대로 ‘말 장난’을 하고 있다며 비아냥거린다.

이 지역주민들은 제천시로부터 늘 홀대를 받고 있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인지 시 행정에 은근히 불만을 가져왔다.

이런 주민들의 심정을 간파한 듯 이근규 제천시장의 말 한마디가 시민들의 얼어 붙었던 마음을 녹게 했다.

바로 “신백동이 제천의 강남이 될 것”이라는 발언 때문이다.

이 시장은 지난해 1월 신백동 시정설명회에서“신백동이 제천의 장기적 발전모델로 제천의 강남이 될 것이다”는 말을 남겼다.

또 폐교 위기에 처해 있는 두학초등학교에 대해 “머지 않아 학생들로 넘쳐 날 것이다”고 언급했다.

반응은 곧바로 나타났다.

신백동 주민들의 기대는 하늘을 찔렀고, 제천지역 부동산 업계도 이 지역에 촉각을 세웠다.

땅, 집 값도 상승되면서 지역분위기가 생동감이 넘쳐났다.

그동안 보이지 않게 홀대를 받아왔던 한을 이 시장이 풀어주는 듯 민심은 이 시장을 향했다.

이 지역은 야당이 강세를 보이는 곳으로 분류된다.

제천지역 야당의 최고 수장인 이 시장에게는 그 어느 지역보다 구세주와도 같은 지역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 시장에게 많은 표를 안겨준 곳도 바로 이곳이다.

이 시장은 “경험이 많은 정치인”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 발언은 스폰지가 물을 빨아 들이듯 신백동 주민들의 민심을 모두 흡수하는 노련함이 돋보였다.

그랬던 이 지역이 요즘 냉기가 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는 속담처럼 기대만큼이나 실망이 컸다.

이 시장의 임기는 이미 반환점을 돌았다. 남은 시간은 1년 6~9개월이 고작이다.

그렇게 호언장담했던 ‘신백동의 강남’은 온데간데 없고, 이 지역에 무엇하나 들어선 것도 없다.

그나마 들어온 게 있다면, 장애인 체육관이 고작인데 이 또한 민선5기 작품이다.

두학초 역시 특별한 대응방안을 강구하지 못한 채 시간만 보내고 있는 형국이다.

그동안 이 시장은 신백동의 발전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 구체적인 논의한번 한 적 없다.

이렇게 실망감을 안겨준 이 시장에게 신백동의 민심이 서서히 떠나는 것을 느낀다.

경험 많은 정치인으로서 진면목을 보여주기는커녕 보여주기식 정치의 한 단면만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표를 얻기 위한 형식적인 언행은 이제 멈춰야 한다는 볼멘소리가 점점 크게 들린다.

누군가가 이런 말을 했던 기억이 난다.

정치인들이 흔히 말하는‘공약’이 ‘공갈 약속’을 뜻한다는 것을….

미리 짐작컨데 이 시장은 신백동 주민들에게 또 다른 공약을 내세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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