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6개월의 복역기간 등 심경 고백, 유명인사 언급···사회적 파장 클 듯, 노이즈마케팅 의혹에 출간 찬반론도

신정아 씨의 자전적 에세이 ‘4001’이 출판계의 화제를 모으며 단숨에 베스트셀러 3위에 올랐다. 한국출판인회의가 지난 18일부터 일주일 동안 교보문고와 예스24 등 전국 온·오프라인 서점 9곳의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다. ◆이번엔 신정아가 칼자루 잡았다출판계 스스로도 ‘4001’에 대한 대중의 폭발적 반응에 깜짝 놀라고 있다. 혹자는 “당혹스럽다”는 평가까지 내리고 있다. 지난 2007년 10월 저자가 학력위조, 권력실세와 염문 등으로 ‘옐로우 저널’의 단골손님으로 등장했던 것과 비교해 결코 그 파장이 작다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이다.신 씨는 1년 6개월에 이르는 복역기간 동안 일기 형식으로 글을 썼으며 당초 원고 분량은 책으로 출간된 원고지 1300매 분량보다 5배 이상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 만큼 할 이야기가 많았다는 방증이다. 출판가에는 신 씨의 초고가 사건백서 형식인데다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거나 감정이 순화되지 않은 인신공격성 내용이 많아 편집자들이 출판 자체를 꺼렸으며 이 때문에 발간이 지체됐다는 구체적 증언도 흘러나오고 있다. 어쨌든 신 씨는 에세이 출판의지를 굽히지 않았으며 결국 본인이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사회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일단 정운찬 전 총리와 기자출신 현직 의원 등이 스캔들에 휘말렸으며, 에세이에 직·간접적으로 소개된 상당수 권력자들이 ‘진실’ 여부를 떠나 좌불안석하고 있는 상태다. 아무도 에세이에 담긴 내용의 진실을 속단할 수 없지만 지난 22일 출간과 동시에 매일 3만 부씩 팔려나가고 있다는 한 가지 사실 만큼은 분명하다.◆‘이슈메이커’ 찬반논란 일으키다신 씨의 에세이 출간에 대한 찬반론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우선 “노이즈마케팅의 일환”이라는 냉소가 쏟아지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정운찬 전 총리가 서울대 교수직 등을 제안하며 집요하게 매달렸다는 등의 내용은 책장사 의도가 드러난 전형적인 노이즈마케팅 수법”이라며 “신 씨의 의도에 미디어가 관심을 보이고, 미디어의 집중 조명을 받자 책이 불티나게 팔리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신 씨를 그저 로비스트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에세이를 읽고 나니 생각이 전혀 달라졌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인터넷 포털 ‘네이버’ 책 소개 코너에 글을 올린 한 네티즌은 “결국 신정아는 ‘나’라는 사람과 소통에 성공 했다”는 더할 나위 없는 칭찬을 표현하기도 했다. 문화평론가 김갑수 씨도 최근 모 라디오 방송 인터뷰를 통해 “여성이 사회적 진출을 할 때, 전문성은 보지 않고 성적 대상으로 여기는 사회적 풍토에 대해 상당히 많은 토론이 진행되지 않겠느냐”며 “우리사회에 감춰진 이면이 드러나는 한 과정으로 생각한다”고 논란 자체의 순기능 효과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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