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유불급(過猶不及). 정도가 지나치면 부족함만 못하다고 했다. 최근 공주시의회의 모습이 보기 딱하다. 자기 본분을 잊고 진흙탕 감투싸움에 혈안이니 말이다.

그것도 모자라 수적 우위에 의한 일방 독주체제 구축을 시도하고 있으니 참으로 가관이다. 뜬금없거니와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몰염치의 극치다. 후반기 원 구성을 본인들의 입맛대로 ‘싹쓸이’했던 그들이 이번엔 무소불위의 전횡을 일삼으려하고 있으니 할 말이 없다.

공주시의회는 26일까지 ‘위원회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입법예고하고, 시민 의견을 수렴 중이다. 골자는 앞으로 의장도 특별위원회 구성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겉으론 의장도 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평등하게 심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를 내세웠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음흉함이 그대로 엿보인다.

현재 공주시의회구도는 새누리당 5석에 더불어민주당 5석, 무소속 1석인 상황에서 열쇠를 쥔 이해선 전 의장이 새누리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 중이다. 따라서 민주당으로서는 모자라는 1석이 아킬레스건인 셈이다. 수적 열세를 조례 개정을 통해 만회하겠다는 심산이다.

결국 수적 우위에 의한 일방적 독주를 강행하겠다는 의도다. 대부분의 특위활동이 예산안 심사에 있음을 감안하면 예산을 그들의 입맛대로 떡고물 주무르듯 하겠다는 얘기다. 이쯤 되면 과연 그들이 의도가 어디에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집행부를 길들여 원하는 곳으로 끌고 가기 위한 소위 ‘사유화 전략’은 아닌지 말이다.

듣도 보도 못한 기발한(?) 카드를 꺼내든 그들에게 가상하다고 해야 할지, 가엽다고 해야 할지 난감하다. 의정활동이 오롯이 시민행복에 방점을 찍어야 함에도 권모술수와 이전투구만 난무하니 전시민적 분노를 사기에 충분하다.

조례가 개정되면 ‘전국 최초’라는 수식어도 붙게 생겼다. 전국 어느 기초의회도 없는 조례가 처음으로 만들어졌으니 기립박수라도 쳐야 할까. 그들이라고 몰라서 못 만드는 게 아니다. 그렇게까지 해서 얻는 게 없다는 걸 잘 알기에 나서지 않는 것뿐이다. 그런데 공주시의회는 그걸 굳이 하겠다고 나섰으니 꼴불견일 수밖에.

시민들은 이제라도 극한 갈등에서 벗어나 대화와 타협, 상생과 공존을 통한 감동의 정치를 펼쳐주길 고대하고 있다. 집행부를 제대로 견제하고 감시하겠다는 의도와 열심히 일하겠다는 투지까진 십분 이해가 되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다.

과유불급해서는 외려 운회운영에 해를 끼칠 수 있다. 수적으로 밀어붙이려는 얕은 수는 갈등만 증폭시킬 뿐이다. 묘수(妙手)가 아니라 자신의 발등을 찍을 수 있는 악수(惡手)가 될 수 있음이다. 지나친 욕심과 조급함이 자칫 의회위상을 실추시키고, 시 발전을 저해하고, 시민 전체의 이익을 훼손할까 두렵다. 모두가 수긍하는 가운데 협치(協治)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혜와 리더십을 발휘했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이건용 기자 lgy@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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