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그런거야' 쓸쓸이 퇴장…흥행 참패 원인은?
'그래, 그런거야' 쓸쓸이 퇴장…흥행 참패 원인은?
  • 금강일보
  • 승인 2016.08.22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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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 그런거야' 쓸쓸이 퇴장…흥행 참패 원인은?
 

'언어의 마술사' 김수현 작가의 SBS 주말극 '그래, 그런거야'가 80억여 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21일 막을 내렸다.

22일 SBS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SBS는 '그래, 그런거야'를 지난 2월부터 6개월간 방송하면서 80억~90억 원에 달하는 적자를 봤다.

출발부터 종영까지 시청률은 8~10%에 머물렀고, 이에 따른 광고 판매율이 20%에도 못미치면서 '그래, 그런거야'는 방송을 하면 할수록 SBS에 막대한 손해를 안기는 주말극이 되고 말았다. 21일 마지막회 시청률은 10.1%.

 

 SBS 관계자는 "'그래, 그런거야'에는 광고가 매회 5~6개 정도만 붙었다. 광고 판매율이 20%도 안됐다"고 밝혔다.

이어 "방송을 하면 할수록 손해였는데 건전한 가족 드라마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60부로 기획한 드라마라 방송사로서는 고민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시장의 논리로, '그래, 그런거야'는 작품성을 떠나 '히트 제조기' 김수현 작가의 최대 실패작으로 기록되게 됐다.

SBS는 드라마계의 대모인 김 작가의 작품을 편성하면서 작가의 연륜과 경륜이 담긴 또다른 히트작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밝은 홈드라마인 만큼 대박은 아니어도 기본 이상은 할 것이라 자신했지만, 뚜껑을 열자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결국 SBS는 지난 6월 60부로 기획한 '그래, 그런거야'를 6부 줄인 54부로 축소 방송하기로 결정했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중계로 방송사 편성이 들쭉날쭉할 때까지만 방송하다 올림픽이 끝나는 시점에 맞춰 종영하고 이후 새로운 드라마를 선보이기로 한 것이다.

 

 KBS 2TV 주말극 '아이가 다섯', MBC TV 주말극 '가화만사성'도 올림픽과 보조를 맞춰 21일에 종영했지만, 이 두 드라마는 높은 시청률로 애초 기획보다 연장됐다는 점이 '그래, 그런거야'와 다르다.

SBS는 공식적으로 '그래, 그런거야'의 조기 종영에 대해 "시청률 부진으로 인한 조기 종영이 아니라 리우 올림픽 중계로 인한 방송 회차 조정"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그래, 그런거야'는 SBS가 이전까지 같은 시간대 편성했던 드라마들과 비교하면 시청률이 오히려 높다.

SBS가 주말 오후 9시대 편성했던 드라마들이 5% 아래로 떨어진 경우가 많았기에, 시청률이 8~10%면 나쁘지 않다. 이 드라마의 54회 평균 시청률은 9.2%로 집계됐다.

 

 문제는 광고주들이 선호하는 20~49세 시청층을 사로잡지 못한 것.

시청률이 낮아도 20~49세 시청률이 높으면 광고가 어느 정도 판매되는데, '그래, 그런거야'는 둘 다 잡는 데 실패했다. 당연히 인터넷 화제성도 떨어졌다.

반면 제작비는 많이 들었다. 몸값이 어마어마한 청춘스타는 없지만, 이름있는 중견 배우들이 줄줄이 출연하면서 제작비가 결코 낮지 않았다는 게 SBS의 설명이다.

SBS 드라마국에서는 '그래, 그런거야'가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는 데 실패했다고 진단하고 있다.

3대 대가족이 북적거리며 사는 모습이 2016년의 현실과 맞지 않고, 특히 여성 시청자들이 이 드라마 속 주인공 며느리의 희생에 대해 거부감을 보였다는 것이다.

또 이렇다 할 극적인 사건은 없는 대신, 홀시아버지와 과부 며느리의 동거,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남편의 아이 등의 설정은 너무 앞서나가거나 너무 구식이라 공감대를 얻기가 어려웠다.

누리꾼들도 드라마에 대한 실망감을 토해냈고, 김 작가의 자기 복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까지 흘러나왔다.

 

 1980~90녀대의 주옥같은 대히트작까지 갈 것도 없이 김수현 작가는 2000년대 들어서도 늘 시대를 앞서나가며 젊은 작가들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내 남자의 여자' '엄마가 뿔났다' '인생은 아름다워' '천일의 약속' '무자식 상팔자' '세 번 결혼하는 여자' 등을 통해 김 작가는 동성애, 가족의 확장, 불륜, 조기 치매, 이혼과 재혼, 미혼모 등의 소재를 공격적으로 다뤘고, 큰 반향을 일으켰다.

칠순이 넘은 이 노 작가는 그래서 여전히 최고의 작가로서 명성을 떨쳤고, 대부분의 경우 방송사로부터 연장을 부탁받았다.

하지만 '그래, 그런거야'로 김 작가는 삐끗하고 말았다.

방송에 앞서 김 작가는 "아무것도 없는, 물 흘러가듯 하는 이야기를 쓰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그래, 그런거야'는 '잔잔히 흘러가는 드라마'가 아니라, 물이 거꾸로 흘러간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른바 '김수현 사단'으로 불리는 중견 배우들을 한자리에 모아 억지로 짝을 맞춘 듯한 캐스팅도 도마 위에 올랐다.

'그래, 그런거야' 마지막회에서 할머니 숙자(강부자 분)는 "오래 살다 보니 이 꼴 저 꼴 못 볼 꼴 다 보는구나"라고 한탄하다가 이내 "사는 게 다 그랴"라고 달관한 듯 읊조렸다. 김수현 작가의 육성이 전해지는 듯 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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