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범 교수 발제문 요지

 

충청유교문화권 광역관광개발은 대전·세종·충북·충남(4개 시도, 26개 시·군) 지역의 유교문화와 관광을 현시대의 흐름에 맞게 융합하고, 기존 문화권과의 차별화·연계화를 통해 이 지역을 매력적인 관광 지역으로 개발하기 위해 마련된 사업이다.

충청 지역의 유교문화를 대표하는 관광자원으로 구곡·경승과 배움·이야기, 예술·실학, 음식·누정자원 등을 발굴해, 이 자원들을 중심으로 8개 지역별 거점관광자원개발사업과 23개 연계사업, 3개의 광역관광루트 개발사업 등 총 47개의 세부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총 사업비는 7947억 원이 소요될 예정으로 사업 기간은 2017년부터 2026년까지이다.

금강일보는 30일 오후 2시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충청유교문화권 광역관광개발사업을 어떻게 단계별로 추진해야 하는지 ‘충청유교문화권 광역관광개발의 실천방향과 비전’을 알아보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다음은 토론회의 주요 요지이다. 편집자
 

한기범 한남대학교 명예교수는 ‘충청유교문화권 광역 관광개발의 실천 방향과 비전’이라는 발제를 통해 충청유교문화권 광역관광개발이 한국 문화의 세계화에 부응할 것이라며, 다양성과 창의성이 출중한 충청유교문화의 관광자원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 교수는 “오늘날 우리가 한국 유교의 현대적 가용성을 논하고자 할 때 기호학파를 중심으로 다양한 학설과 논쟁을 벌여왔던 충청유교문화를 빼놓을 수는 없다”며 “충청유교문화권 광역관광개발사업의 47개 세부사업 중에는 이러한 충청유교의 정신적 문화자원을 바탕으로 하거나 연계 응용할 수 있는 개발사업들이 적지 않다. 그 본래의 의미와 가치를 잘 구현해 낸다면 충청유교문화가 충분히 한국 유교의 대표적 관광문화자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교수는 충청유교문화권 광역관광개발의 필요성으로 ▲한국유교문화자산의 현대적 활용가치 발굴 ▲‘광역관광권 개발’이나 ‘문화융성’이라는 현 정부의 정책과제 부응 ▲지방화시대 지역경쟁력 제고와 주민 삶의 질 개선 ▲글로벌 시대 3.0한류 열풍 지속 등 네 가지 이유를 꼽았다.

그는 “경북북부유교문화권 광역관광개발사업이 경북 북부 관광권을 세계적 유교관광의 명소로 육성하고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이었다면 충청유교문화권은 여기서 나가 미래지향적 문화관광권 기틀 조성과 연계 협력형 관광개발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충남도가 수립한 충청유교문화권 광역관광개발사업은 오는 2017년부터 2026년까지 10년 동안 대전광역시, 세종특별자치시, 충청북도, 충청남도 등 4개 시·도에 거쳐 충청유교문화자원을 중심으로 관광자원을 발굴하고 관광기반을 조성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49개 세부사업에 총 7947억 원(국비 3547억 원, 지방비 4399억 6500만 원)의 사업비가 소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 가운데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사업인 만큼 원활한 국비확보가 사업 성패를 가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교수는 충청유교문화권 광역관광개발사업을 대표하는 사업을 거점사업이라고 설명하고 충청유교문화의 특성인 다양성과 창의성이 엿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각각의 사업이 전반적인 개발키워드와 잘 어울리는 지에 대해선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추사 서예 창의마을의 키워드가 ‘고택’으로 된 것이나 홍주천년양반마을의 키워드가 ‘관아’로 된 것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세부 추진과정에서는 각 사업의 핵심적 사업 내용이나 문화자원의 색채가 바로 느껴질 수 있는 키워드를 발굴,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이어 “충청유교문화자원을 세계적인 관광지로 개발하고자 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이 그 문화자원의 기본적인 성격과 그것이 갖는 현대적 의미와 시사점”이라며 “특히 효문화뿌리마을은 전국 문중대회나 세계성씨대회 개최 가능성을 고려해 민자를 끌어들여서라도 대폭 규모를 확대하고 인근 장묘문화민속마을과 연계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효문화 관광벨트로 운영하면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충청유교문화권 광역관광개발사업의 추진방향이 수립된 만큼 차질 없는 재원 조달을 통해 2026년 내에 사업을 마무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충청유교문화권 광역관광개발사업에 소요되는 총투자비는 9747억 원에 달한다.

한 교수는 국비와 지방비, 민자유치로 장기적 재원 조달계획을 설명했다.

우선 국비 확보와 관련해 한 교수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직접 편성하는 사업이므로 광역발전계정 사업으로 안정적인 국비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방비에 대해선 해당 지자체별로 문화관광 분야 예산 비중을 확대하고 지자체 간 개발비전을 공유해 지방비 확보를 위한 당위성을 마련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한 교수는 “사업이 이뤄지는 지자체들 간의 협의체를 구축해 사업초기부터 지방비의 단계별 투입 예산을 구체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개발계획에 빠져있지만 민자유치도 필요하다는 게 한 교수의 입장이다.

이와 관련 한 교수는 ‘경북북부 유교문화권 관광개발사업’에 6877억 원의 민자가 투입된 것을 근거로 들었다.

한 교수는 “장기적으로 보면 충청권을 유교문화의 메카로 키우기 위해선 민자투자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문중과 문중기업, 일반 기업 등에 유치단 파견이나 설명회 등을 통해 이들의 참여를 적극 유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이와 함께 충청유교문화권 광역관광개발 관련 기구로 ‘충청유교문화권 광역관광개발 지자체 협의회’와 함께 ‘충청유교문화권 광역관광개발 발전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발전위원회는 전문가, 대학, 민간기관, 문중, 문중기업, NGO 등의 다채로운 참여를 보장해야 하고 위원들이 지역 기업과 문중기업 등 민간투자를 적극 이끌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게 한 교수의 주장이다.

한 교수는 또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지방의회의 참여도 필요하다”며 “각 지방의회에서 충청유교문화권 광역관광개발사업 추진을 위한 관련 조례를 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충청권 국회의원들의 역할도 강조했다.

한 교수는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관심을 갖고 예산 확보에 동참하는 것은 물론 문화재, 보조금, 관광개발 관련 법제 정비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충청권이 오랜 세월 동안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고 세월만 기다리고 있다가 이제야 유교문화권 관광개발을 본격적으로 할 수 있는 계기를 얻었다. 충청권(국회의원들)은 각성하고 분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유교는 우리 전통문화의 꽃이고 가장 다양하고 실질적인 문화자산”이라며 “충청은 영남과 함께 조선유학의 양대산맥으로서 이번 충청유교문화권 광역관광개발사업에 충청유교의 특성을 잘 살리면, 영남 유교 관광자산과 함께 한국이 세계적인 유교문화 관광대국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교수는 또 “유교정신의 함양은 동아시아 평화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정치 개혁을 통해 인류의 평등을 추구했던 기호유학에 바탕한 충청유교문화권 광역관광개발은 우리가 현대의 유교문화 관광대국이 되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서울=김혜동 기자 khd@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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