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들의 집합소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에서 지난 1월과 지난달 20, 29일 재학생 3명이 잇따라 세상을 등져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총장이 인터넷에 올린 애도의 글에도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으며 카이스트 내부에선 학교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재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원인중 하나로 지목된 징벌적 등록금제와 까다로운 학점 등의 정책이 경쟁을 부추기고 학생을 억누르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대학생의 자살, 하나의 제도에서 비롯됐다고 단정 짓기 어렵고 카이스트만의 문제도 아니라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교육 평가방식부터가 잘못◆김준원(29·가명) 카이스트 졸업생논란의 원인이 무엇이든 학생이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은 분명 학내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음의 방증이다. 카이스트가 2007년부터 도입한 차등등록금제도가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떠오르며 여론의 도마에 오른 모습이다.성적과 무관하게 국고지원을 받던 것과 달리 학점 3.0 이상인 학생만 수업료를 면제하고 그 이하는 평점이 떨어질수록 본인 부담금이 커지기 마련이다.카이스트의 설립취지가 경쟁이 아니라 더 많은 것을 심도 있게 가르쳐 우수 인력을 배출함에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대학은 학생이 배우기 위해 대학에 진학한다는 것을 잊지 말고, 학생을 경쟁시킬 생각 대신 학생에게 얼마나 더 가르쳐줄 수 있을지를 연구해야 한다.차등등록금 제도 사지로 내모는 것◆최영미(53·여·대전 중구 문화동) 주부차등등록금 제도가 공부하지 않는 학생에게 경각심을 일깨워 주겠다는 취지와 의도는 알겠다.하지만 에디슨이 우리나라에서 태어났다면 법조인이 됐을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는 웃지 못 할 현실에 대한 진담으로 들린다.우리 아이도 명문대는 아니어도 서울권 대학에 진학했지만, 성적과 스펙 쌓기에 목메고 있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울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열정이지만 대학이 스스로 나서서 열정을 깎아내리는 쪽으로 흐르는 것 같다.근본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학생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을 정신적인 문제로 몰아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보인다.'심층 학습' 설립취지 우선시돼야◆김명식(34·대전 중구 태평동) 회사원통상 절대평가가 성취수준을 밝히는 평가방법으로 여겨진다.하지만 경쟁사회 속에서는 어쩔 수 없다는 명목으로 대부분 대학이 상대적으로 평가되고 있다.습득해야 하는 수준의 90%를 성취했어도 다른 학생이 그보다 잘했으면 C도 받고 D도 받을 수 있는 것이다.카이스트의 경우 내로라는 수재를 모아서 교육하고 있기 때문에 학습을 독려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평가방식부터 절대평가로 바꾸고 도입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카이스트만이라도 거시적인 선택과 판단을 바란다.경쟁으로 내몰리는 사회분위기지만 우리 아이는 사회의 잣대에 희생돼 스스로 목숨을 끊는 상황으로 내몰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부모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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