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 배방월천지구 도시개발사업 부지에서 여러 시대에 걸친 선대인의 삶과 죽음에 관한 자료가 쏟아져 나왔다.

문화재청은 지난 1월부터 호남문화재연구원, 중부고고학연구소, 동아세아문화재연구원 등 3개 조사기관에서 합동발굴조사 중인 배방월천지구에서 구석기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유물·유구가 발굴됐다고 13일 밝혔다. 특히 곡교천 유역을 중심으로 한 충적대지에선 주로 삼국시대 생활유구가, 구릉지대에선 매장유구가 집중적으로 분포돼 두 지역이 지형에 따라 공간적으로 분리·운영됐다는 것을 확인했다.

발굴조사 결과 구석기시대 유물, 청동기시대 집터, 원삼국~삼국시대의 마을과 공동묘역을 비롯해 조선시대 경작지와 공동묘역 등이 조사됐다. 충적대지에서는 외부구가 둘러진 방형건물지 70여 기, 지상건물지 100여 기, 거주공간을 구획하는 배수로 등으로 구성된 대규모 유적과 함께 시루편, 대옹편, 회색연질토기편, 적갈색연질토기편 등 생활용기로 사용된 유물과 철 슬래그(Slag·철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찌꺼기)가 출토됐다. 배후습지 인근에서도 철 슬래그와 함께 슬래그가 눌어붙어 있는 송풍관 등이 확인돼 철 생산시설이 존재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구릉지대에선 구석기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유구가 존재하는 유적으로 삼국시대 토광묘 188기, 조선시대 토광묘 207기가 조사돼 여러 시대의 매장행위가 집중적으로 이뤄진 양상을 보인다. 이 중 삼국시대 토광묘에서는 환두도·마형대구·금제이식 등 금속유물과 함께 많은 토기가 출토됐다.

문화재청은 향후 추가적인 조사를 진행하고 아산만 일대에 분포하는 유적들과 비교·검토하면 당시 고대사회를 복원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조길상 기자 pcop@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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