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부터 논산시 강경읍 도심에서 진행된 강경젓갈축제는 산업·생활형 축제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엿보인 축제였다.

올해는 과거와 달리 젓갈판매업소가 밀집된 강경 도심을 축제장소로 지정, 생활 속 축제의 향연이 펼쳐지면서 관광객들에게 또 다른 축제의 맛과 묘미를 선사했다.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부스를 강경도심을 가로지르는 개천과 소로길에 꾸며 관광객들은 자연스럽게 프로그램을 즐기면서 근·현대적 역사가 공존 중인 강경의 멋들어짐에 한껏 매료됐다.

축제 프로그램 역시, 보여주기 식의 공연에서 탈피해 관광객들이 함께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체험식 위주로 구성해 축제의 완성도를 높였다.

또 행사장 외연도 크게 확대되고 젓갈을 특화 시킨 다양한 체험, 젓갈과 관련된 창조관광상품도 적극 개발해 산업형 축제로 발돋움 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축제장을 찾은 많은 관광객들은 200년 전통의 강경젓갈 맛에 매료됐고, 젓갈상인들의 넉넉한‘덤’과 논산시민의 훈훈한 인심까지 듬뿍 담아갔다.

매년 축제 시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방문, 강경젓갈의 세계화 가능성도 엿볼 수 있는 축제가 됐다.

행사를 책임진 논산시 직원들과 자원봉사자 등 축제 관계자들의 일사불란한 운영과 프로그램 진행도 빛을 발했다.

지난해보다 축제장이 도심 전체로 훨씬 더 넓게 꾸며진 반면, 프로그램 구성이나 진행은 오히려 짜임새 있었고, 행사장 내 청결도 역시 관광객들로부터 칭찬 받기에 충분했다.

축제가 진행되는 5일 동안 수십만 명에 달하는 관광객들이 축제장을 찾았지만 아침만 되면 축제장은 쓰레기 하나 찾아 볼 수 없는 청결축제가 됐다.

프로그램 선정이나 편성, 축제 운영도 최상급이었고 관광객을 맞는 젓갈 판매점주나 시민들의 친절도도 최고가 된 축제였다.

하지만 차량 진입 통제에 따른 도심의 젓갈판매점들 매출감소가 우려되자 일부 젓갈판매점주들 사이에서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와 이번 축제의 ‘옥의 티’가 되기도 했다.

젓갈축제를 산업형·생활형 축제로 발전시키겠다는 취지로 시가 올해 처음 행사장을 젓갈판매점이 밀집된 도심으로 정하면서 도로 통제가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번연히 알면서도 이런 불만들을 쏟아냈다는 자체는 시민들로부터 지탄을 받을 소지가 많다.

젓갈판매상인들은 논산시가 시민들로 거둔 세금을 20여 년 가까이 젓갈축제에 투자, 강경젓갈의 명성을 높여 줬다는 사실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막대한 세금을 투자하면서 젓갈축제를 개최하는 게 결과적으로 젓갈상인들만 배불리고 있다는 여론도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단 5일간의 불편이나 매출 감소조차도 용납치 못하겠다면 비난 받을 소지가 높다.

시민들은 강경젓갈축제 개최가 젓갈판매 신장을 넘어 강경과 논산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이번 강경도심 내에서의 축제 개최도 이 같은 시민들 희망도 일부 담겨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논산=이상진 기자 sj2422@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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