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학교의 실험 교실에 일어난 기적

교실에 조성된 작은 도서관.

서산시 부석면에 소재한 부석중학교는 전교생이 82명에 불과한 작은 농촌학교이다. 하지만 미래 핵심 역량을 바탕으로 학생 스스로 삶의 길을 찾도록 도와주고, 미래 우수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참학력을 키워주는 의지와 열정만큼은 결코 작지 않다. 2014학년도 교육부 ‘농어촌 거점 우수 중학교’로 선정된 부석중학교는 ‘한 사람의 꿈도 소중히 여기는 행복 학교’라는 교육 비전 아래 시설 개선과 참학력을 갖춘 인재 육성을 위해 학생, 교사, 학부모 등 교육가족 모두가 발 벗고 나서고 있다.

◆학습공동체를 통해 수업 방법 개선을 꿈꾸다

부석중학교 교사들은 매주 월요일 방과후 학습공동체 ‘늘꿈’에 모여 수업방법을 개선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늘꿈’은 학생들의 꿈을 지속적으로 응원하고 학생 중심 배움의 방법을 함께 고민해보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교사들은 이곳에서 학생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수업의 성패 사례를 나누며 함께 배우고, 다양한 문제 해결에 머리를 맞댄다. 또한 자유학기제를 맞아 교과 간 통합 수업을 위한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ICT 교육기자재들의 효과적인 활용 방법 등을 나누기도 한다. 이렇게 모인 아이디어와 수업 방법은 교과 및 교사 특성에 맞게 재구성함으로써 학생 중심 수업으로 수업의 방향이 변화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인문학 활동.

부석중 교사들은 수업방법 개선과 더불어 평가 방법 개선에도 깊이 고민하고 있다. 여기에는 수업 방법의 변화와 평가 방식의 변화는 한 줄기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교사들은 ‘과정중심평가’에 대한 이해를 위해 도내 수석교사를 초청해 연수를 갖고 교육과정 재구성을 전제로 한 수업과 과정 중심 평가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혔다. 이런 노력으로 일부 교과에서 수행 평가 비중을 10% 이상 확대했고, 실기 위주인 음악 교과는 수행 평가 100% 반영이라는 새로운 변화가 시도됐다.

학생 중심 활동 수업.
◆독서와 인성 함양으로 참학력 키우기

부석중학교는 모든 교실에 작은 도서관을 조성하고 책을 통해 학생들의 참학력을 키워주고 있다. 편안한 분위기로 꾸며진 각 교실의 작은 도서관에는 학습 만화에서부터 인문학 도서까지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도서를 비치해 누구나 쉽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했다. 교실뿐만 아니라 탈의실에도 간이 서가를 만들어 책과 읽을거리를 제공함으로써 학생들이 손만 뻗으면 언제 어디서든지 책을 읽을 수 있는 독서 친화적인 환경과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부모 사랑 카네이션 만들기.

부석중학교는 인성 교육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학생자치회를 중심으로 ‘부모사랑 카네이션 만들기’와 ‘장한 학부모’ 시상식을 갖는 ‘효 실천 운동’을 펼쳤다. 서툰 솜씨지만 ‘부모 사랑 카네이션 만들기’ 활동을 하면서 부모님의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되새겼다. 장한 학부모 시상식에서는 전교생이 가슴 먹먹한 사연을 담아 추천한 장한 학부모 중 학급별 1명씩을 선정해 학생들이 정성껏 마련한 선물과 꽃다발을 증정하고 축하공연을 선보여 부모님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했다. 봉사동아리 ‘나섬’(나눔과 섬김)은 인근 노인요양원을 찾아 어르신들의 말벗이 되어 드리고,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의 거동을 돕는 등 소외된 이웃을 섬기며 함께 사는 법을 배우기도 했다.

서산시 농업기술센터 지원을 받아 미래 창조 농업 체험인 소시지 육가공 체험을 하고 있다.
◆꿈과 끼를 키우는 수요예술문화 동아리 공연

부석중학교는 학급별로 특색 있는 ‘학급 행사의 날’을 운영해 학교폭력 없는 학교, 오고 싶은 학교를 만들어 가고 있다. 1학년과 2학년 1반은 상담강사를 초청해 집단 상담과 다양한 친교 활동을 펼치는 등 의미 있는 교우관계 개선교육을 실시했다. 2학년 2반은 교정에서 1박 2일 학급 캠프를 운영했다. 학급 친구들과 한솥밥을 지어 먹고, 다양한 게임과 친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공감과 소통의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3학년은 학급단합대회를 통해 조별 요리경연대회를 펼치고 게임을 하면서 담임교사와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다.

대부분의 학생은 각자의 개성과 수준에 맞는 선택형 방과후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월요일에는 색소폰, 플루트 등 6개 종류의 악기 수업이 진행된다. 악기수업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은 졸업할 때가 되면 1인 2악기를 연주할 수 있게 된다. 화요일, 수요일은 주지 교과를 중심으로 한 수준별 수업인 점프업, 레벨업 방과후 수업을 갖고 실력 향상에 매진한다. 목요일에는 1인 2운동을 위해 승마, 골프 등 7개 체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토요일에는 개성에 따라 토요스포츠클럽이나 준거 집단 활동, 꿈다락 진로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특히 매주 수요일 점심시간에는 뒷뜰 쉼터에서 ‘수요 작은 예술 마당’ 공연을 열어 특기적성 방과후 수업 시간에 갈고닦은 실력을 뽐내도록 하고 있다. 수요 공연에서 학생들은 각자 참여한 동아리에서 평소 가꾼 실력을 자연스럽게 나누고, 격려받는 등 숨은 끼와 재능을 마음껏 발산한다. 예술마당 운영으로 학생들은 록 밴드, 바이올린, 포크기타, 색소폰 공연 및 영어팝송대회 등 1인 2회 이상의 공연 기회를 경험할 수 있다. ‘수요 작은 예술 마당’은 회를 거듭할수록 공연자와 관중 모두의 호응이 뜨거워지고 있다.

수요공연 모습.
◆온 마을이 함께 키우는 부석의 참학력

부석중학교 학생들의 참학력을 응원하기 위한 지역민과 졸업생 등의 소망도 뜨겁다. 지역 주민들은 '사람이 희망이고, 교육이 희망'이라는 것을 믿고 지지하면서 학생 한 명 한 명을 품고 함께 키워가고 있다. 부석중학교 동문들은 어린 후배들을 위해 바쁜 시간을 쪼개 진로 특강을 해줌으로써 학생들이 보다 큰 꿈을 꾸고, 더 넓은 세상에서 당당히 제 역할을 담당하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십시일반 마음을 모아 전교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해 학생들이 자신감을 갖고 공부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학업에 대한 열의를 독려하고 있다.

부석중학교는 지역 사회 인프라를 활용한 진로 체험 프로그램도 적극 운영하고 있다. 서산시 농업기술센터 지원으로 생강 한과 만들기, 소시지 육가공 체험, 한지 공예 등 차세대 창조 농업을 실질적으로 경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 미래자동차 시범학교로 선정돼 전교생이 최첨단의 자동차 산업을 견학했고, 지역의 한 대학과 연계해 3D 프린팅 기법과 과학 수사를 공부하는 등 학생들이 구체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꿈을 꿀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오경수 교장은 “부석중은 학생들의 삶과 배움이 연결되는 역동적인 교육 활동을 통해 다독다독 참학력을 키워가고 있는 작지만 큰 학교”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꿈과 끼를 가진 82명의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의 꿈을 소중히 여기는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이석호 기자 ilbolee@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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