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인의 불면증 실태 연구에 따르면 전체 성인의 10~15%가 불면증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에 쉽게 노출되는 현대인에게 매우 흔한 질병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단순히 잠을 자지 못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여러 질병도 동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보통 잠들기 힘들고, 자다가 깨서 잠을 계속 유지하기 어렵거나, 너무 일찍 깨서 다시 잠들지 못하는 증상을 말하며, 이런 상태가 3주 이상 지속되면 임상적으로 불면증 진단을 내린다.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 불면증으로 분류한다.
그러나 일부 환자의 경우, 이를 질환으로 여기지 않고 임의로 수면제를 복용하곤 한다. 항정신성의약품의 일종인 수면제는 중추신경계에 직접 작용해 의존성과 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불면증을 치료하려다 다른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 것. 또한, 장기복용 시 심리적 의존성의 위험이 있으므로 한 달 이상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따라서, 무작정 약물에 의존하기보다는 불면증 원인을 파악한 뒤 근본적인 치료에 나서야 한다.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수면 상태에 놓여 있을 때 발생하는 뇌파와 근전도, 심전도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한 뒤 동반수면질환 여부와 함께 수면의 질과 깊이 등을 세밀하게 확인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비약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이미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불면증에 다양한 비약물 치료를 실시하고 있다. 잠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바로 잡기 위해 시행하는 ‘인지행동치료’가 대표적이다. 수면리듬파악과 수면생활계획, 수면제한요법, 근이완법 등을 통해 환자 스스로 자신의 수면 상태를 조절할 수 있도록 힘을 길러주는 방법으로 치료 효과가 장기간 이어진다는 것이 장점이다.
자기장을 두뇌로 전달해 뇌신경세포를 자극한 ‘경두개자기자극술’도 있다. 약물 치료나 정신 치료 등 다른 치료법으로 고치기 어려운 불면증이나 우울증, 두뇌기능 장애에 많이 사용된다. 난치성 불면증 환자에게 효과적인 ‘뇌파치료’는 환자 머리에 전극을 붙이고 뇌파를 기록한 뒤에 특정 뇌파를 늘리고 또 다른 뇌파를 줄이는 방식이다. 통증이나 자극이 없어 별도의 부작용이 없다.
코슬립수면의원 신홍범 원장은 “일부 환자들의 경우, 양압기로 불면증을 치료한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수면 중 호흡곤란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불면증 치료에는 사용할 수 없다”며, “약물로 치료하려 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원인을 파악한 뒤 근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