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만든 반차오 인기 좋아요"

▲ 아시아 음식 전문점에서 근무하고 있는 베트남 출신 찐, 캄보디아 출신 짠튼 씨와 김봉구 대전 외국인종합복지관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최문석 기자

 

결혼이주여성이 해마다 늘고 있다. 그러나 이주여성들의 한국 생활 정착에 필요한 일자리는 창출되지 않아 이들의 삶을 곤궁하게 만들고 있다. 다변화된 일자리 제공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주여성의 눈높이에 맞춘 특화된 사업장이 있어 눈길을 끈다. 대전외국인종합복지관에서 교육받은 이주여성이 창업한 식당이 그렇다. 28일 대전 서구 만년동의 아시아 요리 전문점을 찾아 그간의 창업 과정을 상세히 들어봤다.

“어서오세요. ‘아임아시아’ 입니다.”

베트남 출신인 찐(한국이름으로 송미선) 씨가 반갑게 맞이했다. 찐 씨는“지금은 쉬는 시간이라 한가한 편이다”라며 웃었다. 이곳에서 주방일을 담당하고 있는 찐 씨는 자리에 앉자마자, 속사정을 털어놨다.

한국생활 12년 차라는 찐 씨가 세프가 된 사정은 흥미롭다.

찐 씨는“두 아이를 위해 맛있는 음식을 주고 싶어 고민하던 중 아이가 다니던 유치원장이 대전외국인종합복지관을 주선해 준 게 계기”라면서“이 때 김봉구 관장이 이주여성을 위한 창업을 추진한다고 해 창업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쉽지는 않았다. 한국말이 서툴러 요리사 자격증 시험에 번번이 떨어졌다.

찐 씨는“60점이 합격기준인데, 매번 59점이나 56점을 받고 떨어졌다”면서 “교육을 이수할 때 한국말로 진행되기 때문에 적잖이 애를 먹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결국 6전 7기 끝에 한식과 양식 자격증을 취득했다.

아시아 음식 전문 식당인 만큼 새로운 메뉴 개발에 공 들이고 있다는 게 찐 씨의 귀띔이다.

찐 씨는 “cha gio는 아이부터 어른까지 다 즐기는 음식이고, 캄보디아 음식인 반차오는 베트남 현지 주민들도 먹는 음식인데 인기가 좋다”고 웃었다. 이어“베트남에 거주할 때 방학 때마다 빨래 공장에서 옷 개는 아르바이트를 했다”면서“옷을 털 때마다 먼지가 많아 애를 많이 먹었던 것에 비해 좋은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주여성이 창업한 식당이 다문화 가정을 이해하기 위한 체험장으로도 이용되고 있다는 게 김봉구 관장의 전언이다. 김 관장은 “시민들이 과학 체험관 등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는 것과 달리 다문화 전용 체험관은 현재 없는 실정”이라면서“학생들이 쉽게 음식을 접하고, 전통 음식도 접할 수 있도록 유치해 학생들이 많이 오고 있다. 이번 주에도 금암중학교에서 현장체험을 올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최문석 기자 mun@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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