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길었던 겨울옷을 벗으며 찾아온 환절기에 우리 몸은 피로해 지기 마련이다.더욱이 맑은 하늘에 뿌연 먼지를 눈으로 확인 할 수 있을 정도로 불청객인 황사가 연일 찾아와 목과 코를 답답하게 한다.황사로 인해 목과 코는 먼지로 쌓여 답답한 기분을 떨칠 수 없어 나가기 좋다 꺼려진다.이런 기분에 점심이라도 먹고 나면 봄철 단골 손님인 춘곤증이 몰려와 피로를 더욱 쌓이게 한다.연일 황사로 목이 칼칼한 요즘 시원한 찌개 음식이 떠오른다.목에 쌓인 먼지를 시원하게 씻어줄 얼큰한 음식으로 꽃게탕이 손 꼽힌다.더욱이 꽃게는 5월이 제철로 봄철 별미 중 하나다.농림수산식품부도 5월의 제철 웰빙 수산물로 꽃게를 꼽았다.꽃게의 제철은 두 번이다. 살이 오른 수게를 먹는 가을과 알이 차고 살에서 단 맛이 나는 암게를 먹는 봄도 제철이다.가을에 먹는 바짝 살이 오른 수게도 맛이 있지만, 산란기를 앞두고 잡히는 암게는 어떤 음식과도 잘 어울리는 별미 중 별미다.꽃게의 가슴 쪽을 살펴보면 삼각형 모양의 딱지가 있는데 이게 가늘고 뾰족하면 수게다. 암게의 딱지는 넓고 둥글다. 수게는 속살이 많아 찌개 국물을 우렸을 때 시원한 맛이 난다. 알이 가득한 암게는 게장을 담그기에 좋다. 봄에는 산란을 앞둔 암게가 더 맛있기 때문에 암수 구별을 잘해야 한다. 꽃게는 찜, 탕, 게장 등으로 다양하게 조리방법 만큼이나 지역마다 불리는 이름도 다양하다.흔히 강원도는 날개꽃게, 충청도에서는 꽃그이라고 부른다.꽃게는 그 맛이 좋아 예부터 ‘백선지수(白鮮之首)’라고 했으며 해삼, 전복과 함께 ‘수산삼진(水産三珍)’이라고 일컫는다.게는 예로부터 머리에 좋은 음식으로 명성을 떨쳐왔다. 게에 들어 있는 단백질은 순수 단백질로 신속하게 뇌로 전달돼 기분이 좋아지고, 도파민과 노르피네프린의 원료가 되는 티로신을 다량 공급해 정신적 에너지를 충만하게 한다. 게의 글루타민산을 비롯하여 글리신, 알기닌, 구아닌산 등의 아미노산 성분이 게 특유의 향과 맛을 낸다. 꽃게는 지방이 적고 단백질이 많아 소화가 잘되고 담백한 맛을 느끼게 한다.게의 단백질은 로이신, 아르기닌 등 필수 아미노산이 많이 들어 있어 성장기 어린이에게 매우 좋다.또 병의 회복기에 있는 사람이나 허약체질, 노약자에게도 도움이 된다.간장과 신장을 강화해주는 타우린도 풍부해 혈압을 정상유지 시켜주고 심장을 튼튼하게 한다.게의 짠 맛을 내는 성분은 뭉친 혈액을 풀어주고, 부기를 없애는데 효과가 있으며, 성질이 찬 음식으로 열을 내려주는 효능도 있다. 게의 알에는 세포 활성화를 돕는 핵산이 풍부해 노화방지에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꽃게는 껍질도 버릴 필요가 없다.게에 껍질에는 키토산 성분이 함유돼 있다. 키토산은 지방 흡착과 이뇨 작용에 뛰어난 효능이 있다. 갑각류 껍데기를 구성하는 키토산은 혈압과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고 당뇨, 간장질환, 비만 등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키토산은 동물성 섬유소로 변비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그러나 꽃게는 성질이 찬 음식으로 평소 변이 묽거나 복부가 자주 아픈 사람에게는 좋지 않다.또 여성들의 생리기간이나 임신기간에는 먹지 않는 것이 좋다. ▲간장게장꽃게하면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요리는 바로 ‘간장게장’이다. 간장게장은 ‘밥도둑’이란 명성에 맞게 앉은자리에서 밥 한 공기를 뚝딱 없애는 대단한 요리다. 이런 간장게장에 꼭 들어가는 재료가 있다. 바로 생강이다. 둘의 궁합은 맛뿐만 아니라, 건강 측면에서도 환상이다. 생강은 꽃게의 비린내를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특유의 향과 매운맛 성분인 진제롤은 폴리페놀의 일종으로, 강한 항균력과 해독력을 갖고 있다. 따라서 콜레라균, 장티푸스균 같은 세균의 살균 작용을 돕기 때문에 간장게장을 먹고 탈이 날 우려를 없애준다또 식중독 예방과 위액 분비 촉진, 정장 효과도 있다. ▲꽃게 손질법 및 보관법큰 솥을 이용해 흐르는 물에 이물질이 많은 등딱지와 배, 다리까지 신경 쓰면서 구석구석 씻어야 한다. 물기를 닦아낸 후 가위로 꼬리와 먹을 수 없는 다리 끝 부분을 다듬고 등딱지를 떼어낸다.몸통 위쪽으로 삐죽 튀어나온 게의 입을 잘라준 후 몸통을 가르고 누런 내장을 없앤다.만약 내장이 흘러나오지 않고 껍질에 들러붙었다면 싱싱하다는 증거다. 게의 몸통은 가위가 아닌 칼로 토막내 조리하는 것이 편하다.모든 음식이 그렇듯 게 역시 손질한 후 바로 먹는 것이 가장 좋다.하지만 보관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한번 찐 다음 냉동 보관하는 것이 좋다.냉동과 해동을 반복하게 되면 비린 맛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찐 다음 보관한 게는 해동할 필요 없이 바로 조리 하면 된다.▲싱싱한 꽃게 고르기눈으로 보아 배쪽이 희고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물이 나지 않는 단단한 것을 골라야 한다.다리 형태가 온전한 것이 좋으며 들었을 때 크기에 비해 묵직한 것이 속이 알차므로 들어보고 고르는 것이 좋다.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