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DA식이지침으로 본 나트륨(소금)

40대 회사원 김모씨는 높은 혈압이 내내 부담이다. 직장내에서 애주가이자 애연가로 통하는 그는 주위의 걱정어린 권유에도 좀처럼 병원을 찾지 않는다.이러다 혹 쓰러지는 것 아닌가 하고 불안한 구석이 있기는 하지만 산더미처럼 쌓인 업무를 처리하고 나면 병원 일과 시간을 훌쩍 넘기기 일쑤다.토요일에 짬을 내 병원을 찾을 수도 있으나 직장일과 회식 등으로 파김치가 된 그에게 토요일 등 주말은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푹 쉬는 날이다. 1년에 한번 받는 건강검진은 그야말로 두려운 날.김 씨는 “기업들의 업무강도가 높아지면서 주위 직장 동료들 가운데서도 혈압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며 “질병의 위험성은 알고 있지만 대부분 병원을 찾기 보다 그냥 괜찮겠지 하는 생각에 참고 버티는 사람들이 적잖다”고 말했다.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해 내놓은 `2010 미국인을 위한 식이지침(Dietary Guidelines for Americans 2010)`에서 질환 여부와 연령대에 따라 각기 다른 나트륨 섭취 권고량을 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식품의약품안전청이 번역·공개한 FDA의 식이지침에 따르면 FDA는 제3장 `섭취를 줄여야 할 식품과 식품 성분`에서 핵심 권고사항으로 고혈압·당뇨병·만성질환을 앓는 사람과 51세 이상의 성인, 어린이는 하루 나트륨 섭취량을 1500㎎ 이하로 줄이라고 제시했다.FDA는 이 같은 나트륨 섭취 상한치의 근거로 의학연구소(Institute of Medicine, IOM)의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실험 결과 나트륨 섭취를 2300㎎으로 줄이면 혈압이 줄어들었고, 1500㎎으로 더 낮추면 혈압은 더 줄어들었다.즉 나트륨 섭취량을 아무리 줄여도, 적게 먹을수록 고혈압을 유발하지 않는 관계가 유지되기 때문에 고혈압 환자 등에게 1500㎎ 이하를 추천한 것으로 분석된다.어린이와 51세 이상 성인은 전체 섭취 열량이 적은 점을 감안해 나트륨 권고량도 1500㎎으로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FDA는 다만 청소년과 일반 성인에게는 나트륨 섭취 권고량을 하루 2300㎎ 이하로 제시했다.IOM이 14세 이상 청소년과 전체 성인의 나트륨 섭취 상한치를 2300㎎으로 설정했기 때문이다.허용상한 섭취량은 이상적인 권고 섭취량과 달리 건강한 혈압상승을 유발하는 않는 수준을 일컫는다. 나트륨은 적게 먹을수록 혈압이 감소하기 때문에 1500mg이 이상적이지만, 현실성을 감안해 그다음 한계치인 2300㎎으로 제시한 것으로 분석된다.그러나 어린이와 51세 이상 성인은 전체 열량 섭취량을 감안해 1500㎎ 이하를 추천했다.IOM은 이상적인 하루 나트륨 권고 섭취량을 9∼50세 1500㎎, 4∼8세 1200㎎, 51∼70세 1천300㎎, 71세 이상 1200㎎으로 제시했다.지침에는 임신을 앞둔 여성이나 임산부에 대한 권고사항도 새롭게 추가됐다.임신을 원하는 여성은 체내 흡수가 빠른 혈중 철분(heme iron)을 함유한 식품을 먹고 철분의 흡수를 촉진하는 비타민C가 풍부한 식품을 섭취해야 한다.또 엽산이 풍부한 식품을 먹는 동시에 보충제를 통해 자연상태의 엽산을 제외한 합성 엽산을 하루 400㎍ 섭취해야 한다.임산부와 수유하는 여성은 1주일에 수산물 226∼340g(8∼12온스)을 먹어야 한다.다만 높은 메틸수은 함량을 고려해 백색 참치는 1주일에 170g(6온스) 이상 먹지 않는다. 상어, 황새치 등도 피하는 것이 좋다.아울러 알코올 섭취에 대한 권고를 눈여겨볼 만하다. 적절한 알코올 섭취량으로 여성은 하루 1잔, 남성은 하루 2잔을 제시했다.과음의 기준은 여성 하루 3잔 이상 또는 일주일 7잔 이상이며 남성은 하루 4잔 이상 또는 일주일 14잔 이상이다.폭음은 여성의 경우 2시간 내 4잔 이상 섭취하는 경우이며 남성은 2시간 내 5잔 이상 섭취하는 경우이다.이 밖에 현미밥과 같이 정제하지 않은 통곡물을 곡물 섭취량의 절반 수준으로 유지하고 충치 예방을 위해 불소화된 물을 섭취하라고 권고했다.통곡물을 많이 먹으면 체중을 조절할 수 있으며, 심혈관계 질환, 당뇨 발병을 줄일 수 있다. 통곡물은 철분, 마그네슘, 셀레늄뿐 아니라 식이섬유와 같은 다양한 영양소의 급원이다.이지침은 FDA가 올해 1월 말 공개했으며, 식약청 홈페이지(http://www.kfda.go.kr)에서 번역본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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