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대 교수/대전교총 회장

세상이 급속하게 바뀌고 있다. 기술집약적 수출주도형 제조업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의 경우 한계와 와 있지 않은가 생각된다. 선박, 자동차, 철강 등 중후 장대산업은 이미 사양길에 접어들었고, 세계적 기술 우위를 자랑했던 IT 전자산업도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선진국의 추격형 기술산업에서 선도형 기술을 확보하기도 전에 대부분의 첨단기술분야에서 중국이 앞서가고 있다. 안보적 1, 2차 산업도 부실하고 내수시장도 빈약하여 무역보호주의로 기울어 가는 세계적 경제흐름에서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금도 청년 일자리 부족으로 결혼기피, 저출산, 세대별 양극화 문제가 발생되고 있다. 사람이 자원인 한국은 이제 다시 미래를 위한 교육투자로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 어느 미래학자는 2030년까지 현재 일자리의 20억 개가 사라진다고 한다.

그럼 어떤 세상이 될까?

10년 후 세상은 지금보다 훨씬 더 시(時)·공(空)을 초월하는 세상이 될 것이다. 이미 무인운전 자동차가 실용화되었고, 드론은 택배서비스와 1인용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실용화하는 수준이 되었다. 휴대전화를 손에 달고 살지 않아도 된다.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을 통해 원하는 맞춤형 정보를 알아서 척척 제공해 주고 심지어 비서처럼 일상생활을 일일이 챙겨준다. 인터넷 연결 기기의 숫자가 이미 68억 명의 인구 숫자를 넘어서 7∼8년의 역사밖에 안 된 사물인터넷이 보편화되었다. 3D 프린터가 원하는 옷이나, 의약품, 생필품은 물론 집도 지어주고, 생각만 하면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준다. 센서기능이 강화되어 사람의 능력으로 볼 수 없는 것들을 볼 수 있고, 들을 수 없는 영역의 소리를 듣고, 맛과 냄새는 물론 사람이 느낄 수 없는 느낌을 느낄 수 있는 센서가 등장할 것이다. 이성을 넘어 감성의 영역까지 기계장치가 대신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처럼 꿈을 꾸고, 신앙을 믿으며 절대자를 숭배하는 영혼의 영역까지 점령할 수 있을지는 모르나 지금과는 확연히 다른 세상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우리는 이제 ‘가상증강현실’ 세계에 진입하고 있다. 그 결과 주변의 모든 것을 인지할 수 있는 초인식의 세계를 만들어낸다. 빅 데이터가 의사 수요의 80%를 대체할 것이란 비노드 코슬라의 말이 실감난다. 몸에 착용해 신체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정보를 추적하고 주고받을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사람의 기억과 지식, 생각하는 능력을 대체할 인공지능(AI)기술로 인간의 뇌를 대신할 인공뇌가 만들어져 모두가 천재적 수준을 뛰어 넘을 수 있을 것이다. 미래직업의 상당수가 첨단기술을 지닌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대체될 것으로 보이지만 한편으로 인간의 감성과 창조력을 대체할 수 없는 직업들은 살아남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사람의 과거 행적이 기록되고 생각이 빅데이터로 분석되어 부정부패, 거짓말이라는 용어도 사라질 수 있다고 예견한다.

그럼 여기에 대응하여 어떤 직업을 준비해야 될지, 어떤 교육을 해야 할지 걱정이다. 교육자로서 앞이 캄캄하다. 국가도 어떤 대안을 갖고 있지 않은 것 갖고 개인적으로 뭘 준비해야 하는지 떠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미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토마스 프레이가 ‘오늘 미래를 만나다’를 통해 2030년 유망할 것으로 예측되는 ‘미래직업’을 소개했다. 모든 자동화기기를 운영하는 소프트웨어와 3D 프린터, 무인자동차, 드론을 미래 기술로 꼽았다. 단순히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의 개념이 바뀌게 된다는 것. 즉, 일은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짊어져야 하는 책임감이 아니라, 누구든지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제품을 만들어 창의성을 발현하는 ‘메이커(MAKER, 1인 기업)’시대가 열리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메이커 혁명, 교육을 통합하다’란 저서는 강의식 교육을 벗어나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학습환경을 꿈꾸는 교사와 교육 관계자를 위한 책이다. 이 책에서 메이커 운동의 이론, 절차, 다양한 재료와 도구 등을 소개한다. 중국에서도 제조업 혁신을 창업카페 풀뿌리 혁신 '메이커 스페이스(創客空間)'가 이끌고 있다. 여기서는 교육분야 전문가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아이들과 만들기 활동을 하며, 과학, 예술, 공학을 함께 공부하도록 가이드 하면서 융합형 인재는 초등교육 시기에 만들어진다고 강조한다.

초중등 교육은 지식전달위주의 교육에서 창의융합교육으로 전환하여야 하고, 대학교육은 학생이 교육과정 설계하도록 하며 컨설팅 기능ㅇ 강화하여 스스로 학습하도록 해야 한다. 성인의 경우에도 대학에 평생교육 개념의 재교육, 전직교육, 은퇴 후 창업교육 등을 지원하여 재교육기회를 제공하여야 한다.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는 데 세상을 움직이는 열쇠인 인재교육 프로그램은 너무 빈약하다. 학생의 부담을 덜어주고 경쟁을 피하는 교육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교육과정 개혁에 투자해야 한다. 여건이 다른 선진국을 무작정 따라갈 수만은 없으며 우리만의 독창성을 개척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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