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용 대전시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

올 초 병신년 달력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이 문득 머릿속에 떠올랐다. ‘2016년도가 이제 시작이구나. 1년을 열심히 살아가야겠다’라며 나 자신을 다시금 일깨우고 신발 끈을 한 번 더 매는 심정으로 출발선에 섰던 나와 여러분들이었다. 매년 동일한 12장의 달력을 매월 넘기면서 초심은 점차 사라지고 시간에 쫓기면서 마지막 한 장 남은 12월까지 다다를 쯤 그 느낌은 어떨까? 대학수능을 본 고3 학생들은 자기가 목표했던 대학과 학과에 진학을 했을까? 취업을 목표로 했던 취업준비생들은 취업을 했을까? 결혼을 목표로 했던 선남선녀들은 결혼을 했을까? 아마 십중팔구는 후회가 많이 남을 것이다. 그 후회는 누군가를 오랜만에 만나 ‘1년 잘 보냈어?, 그간 잘 지냈어?’라는 질문에 대답할 용기를 내기 쉽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은 말한다. 시간이 부족하고 주위 환경이 좋지 않아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필자도 그런 생각을 갖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말과 생각들은 자신의 후회에 대한 핑계다. 후회하지 않게 내가 기울인 노력은 얼마나 됐는지를 생각 해봤는지 질문하고 싶다.

후회는 지나간 과거다. 공자는 후회에 대해 ‘이미 끝난 일을 말하여 무엇하며 이미 지나간 일을 비난해 무엇하리’라 말했다. 필자도 낭비한 시간에 대한 후회는 더 큰 낭비라고 본다. 다만 후회는 그 자체로 끝나서는 안 된다. 그 후회를 내일을 위해 ‘왜 그랬을까? 이때 내가 이렇게 했으면 좋았을 텐데. 앞으로는 이렇게 해야겠다.’라는 반성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반성을 한다는 것은 그것을 토대로 새로운 발전을 꾀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본다. 지금까지 실수와 게으름, 용기가 없어 하지 못한 일들을 반성하고 고쳐야 하겠다는 생각을 한다면 그 자체가 새로운 각성으로 다가올 것이다.

학창시절에 다들 대부분 반성문을 몇 번 쓴 적이 있을 것이다. 당시에는 창피하고 부끄러웠다. 그러나 그 당시의 반성문이 지금의 나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됐다. 필자는 직장이나 가정 모임 등에서의 있었던 후회스러웠던 말과 행동 등에 있어 나 자신의 반성을 필기한다. 반성은 잘못된 것을 인지하는 것이다. 우리의 가장 큰 잘못은 아무 잘못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현자들도 잘못된 말과 행동을 한다. 하지만 그들이 현자라고 불리는 이유는 잘못된 말과 행동에 대한 후회와 반성을 하고 그것을 빨리 인정해 고쳐나가는 삶을 살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우리에게는 시간과 기회가 있다. 우리 삶이 행복하기 위해서는 과거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 누구나 실수 할 수 있다. 하지만 빨리 그것을 인정하고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새로운 방법을 모색한다면 그것이 최선의 삶일 것이다.

아직 병신년이 끝난 것은 아니다. 그리고 올 한 해가 인생의 성공과 실패의 척도를 가늠하지는 않는다. 내일이 있고 내년도 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지금의 반성으로 희망찬 내일을 만들 수 있는 도약의 계기를 오늘 만들자. 12월은 우리 자신을 한번쯤 돌아보게 하는 시간이며 내년을 위한 설계도를 그리는 달이다. 우리 모두 1년간을 돌아보고 내년의 희망찬 설계로 밝은 내일을 그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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