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택의
프로배구 KB손해보험이 2016-2017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세터 황택의(20)를 지명한 건 탁월한 선택이었다.
 
2005년 프로배구 출범 이후 세터로는 처음으로 1순위 지명을 받고, 최연소 1순위 기록까지 함께 세운 황택의는 빠른 속도로 프로 무대에 적응했다.
 
최근 황택의는 팀 선배 권영민(36), 양준식(25)을 차례로 앞지르며 선발 출전기회를 늘려가고 있다.
벌써 '슈퍼 루키'라는 별명과 함께 신인왕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황택의는 세터로는 큰 키(190㎝)를 앞세워 센스 넘치는 빠른 토스를 선보이고, 강력한 서브는 이제 KB손해보험의 빼놓을 수 없는 무기가 됐다.
 
하지만 그에게도 고민이 있으니, 바로 주포인 라이트 아르투르 우드리스(26·벨라루스)와 호흡이다.
우드리스는 신장 210㎝로 올해 프로배구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및 드래프트에 참가한 선수 가운데 최장신이다.
 
그의 장기는 고공 폭격이며, 가능한 높은 곳에서 때릴 수 있도록 올려주는 토스를 선호한다. 배구는 세터와 공격수의 호흡이 척척 들어맞아야 상대 코트 빈 곳을 정확히 찌를 수 있는데, 황택의는 아직 우드리스의 '높이'에 맞추지 못하고 있다.
 
강성형 KB손해보험 감독은 24일 인천 계양 체육관에서 대한항공 전을 앞두고 "황택의는 (앞으로) 특별한 일 없으면 선발로 출전할 것"이라면서 "선수들하고 호흡이 맞아가면서 자신감 있는 토스를 하고 있다. 우드리스만 신경 쓰면 된다"고 짚었다.
 
이날 황택의는 5세트까지 모두 출전하며 세트 당 평균 9개의 세트를 기록했지만, 우드리스와는 연달아 엇박자를 냈다.
 
결국, KB손해보험 벤치에서는 2세트까지 우드리스가 9득점에 그치자 그를 벤치로 불러들였고, 3·4세트는 이강원이 공격을 주도하며 5세트까지 끌고 갔다.
 
황택의는 우드리스가 빠지자 한국인 공격수와는 속공 위주로 좋은 호흡을 보여줬다. 5승 13패(승점 17)로 6위까지 처진 KB손해보험은 후반기에도 포스트시즌 진출권까지 도약하는 게 쉽지만은 않다.
 
팀 사정을 고려하면 '될성부른 떡잎' 황택의에게 더 많은 기회가 돌아갈 텐데, 특정 선수 '편식'을 고치는 게 시급하다. 강 감독은 "황택의는 라이트 토스가 약하고, 빠지는 토스가 자꾸 나온다. 우드리스는 한국말로 '높게 높게' 달라고 말할 정도"라고 지적했다.
 
KB손해보험이 분위기를 바꾸려면 우드리스를 가능한 활용 해야만 하고, 이는 황택의의 숙제다. 강 감독은 "황택의가 경기 중에도 흐름이 (갔을 때) 우드리스한테 못 주고 있다. 둘의 호흡이 맞아가면 (팀도) 나을 거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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