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대전시 시민안전실장

연말이 가까워졌다. 모두가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 맞을 준비를 하느라고 분주하다. 거리에는 성탄을 축하하는 장식들이 들어서고, 네온은 더욱 환하며, 칼바람에 몸을 움츠리고 옷깃을 여미는 계절이 왔다. 밤거리에는 대통령을 탄핵하자는 촛불이 이어지고 있는데 도심골목 한쪽에서는 그래도 연말분위기에 젖었는지 다소 흥청거리는 모습도 사뭇 보인다. 거리의 시민들 발걸음이 유난히 빠르다.

이제 본격적인 겨울로 들어섰다. 앞으로 날씨는 한동안 점점 더 추워질 것이다. 기상예보에 따르면 올겨울에는 날씨도 춥고 눈도 많이 올 것이라고 한다. 계절이 바뀌면 항상 걱정되는 것이 있지만 올겨울도 추위에 떨며 어렵사리 겨울을 나야 하는 어려운 이웃들이 있고 특히, 거동이 부자유스러운 노인 분들의 겨울은 고생스럽기도 하지만 아주 위험하다. 얼어붙은 빙판길에 낙상이 우려되고 낙상은 자칫 큰 부상뿐만 아니라 생명까지도 앗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노인분들뿐 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거리에서 보면 대부분 사람이 휴대전화를 보거나 작동하면서 길을 간다. 자동차가 경적을 울려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이는 음주운전이나 운전 중 휴대전화 작동만큼이나 위험한 행동이다. 물론 겨울철에 한정된 것은 아니지만 겨울철에는 특히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다.

겨울철 한파는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위험하고 고생을 하게 된다. 미리 준비하고 대응하지 않으면 사람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것이 기상변화다. 누구나 다 알듯하면서도 막상 상황에 닥치면 당황하고, 말 그대로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는 겨울철 한파에 대비하여 주의해야 할 상식 몇 가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우선, 갑작스럽게 기온이 떨어지면 심장과 혈관계통, 신경계통, 피부병 등은 급격히 악화될 우려가 있으므로 유아나 노인 또는 아픈 사람이 있는 가정에서는 난방에 유의해야 한다. 혈압이 높거나 심장이 약한 사람은 노출부위의 보온에 유의하고 특히, 머리 부분의 보온에 신경을 써야 한다. 외출 후에는 손발을 깨끗이 씻어 감염에 의한 질병예방에 유의하고, 과도한 음주를 삼가며, 피로가 누적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당뇨환자나 만성폐질환자는 반드시 독감예방접종을 맞아야 하며, 고혈압 등의 만성병 환자는 새벽운동을 피하고 가급적 오후에 실내에서 운동하는 것이 좋다.

한파주의보가 발령되면 시설관리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외부에 노출된 수도계량기의 동파방지를 위해 보호함 내부를 헌옷 등으로 채우고 외부는 테이프로 밀폐시켜 찬 공기가 스며들지 않도록 해야 하며, 만약 수도관이 얼었을 때에는 헤어드라이기 등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물을 조금씩 흐르도록 하는 것도 동파를 방지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다.

또한 겨울철 눈이 많이 내려 쌓이게 되면 차량 통행은 물론 시민들의 보행에 있어서도 많은 불편이 따르게 되는데 집 앞에 쌓인 눈은 스스로 치워야 한다. 차가 다니는 도로는 구청이나 시에서 치우겠지만 골목길이나 인도는 시민들 스스로가 치워야 한다.

아울러 생활주변에서의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신고정신이 필요하다. 도덕경에 “천하난사(天下難事) 필작어이(必作於易), 천하대사(天下大事) 필작어세(必作於細)”라는 말이 나온다. “천하의 어려운 일은 반드시 쉬운 일에서 시작되고, 천하의 큰일은 반드시 미세한 것에서 시작된다”는 말이다. 초등학교시절 교과서에서 배운 팔로 제방둑을 막아 마을을 구했던 네덜란드 소년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생활주변에서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위험에 대한 인식과 판단, 그리고 행동이 아주 중요하다. 시민이 모두 생활주변에서 발견되는 위험요소는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안전신문고에 신고하는 습관을 들였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휴대전화에 안전신문고 앱을 설치하면 되는데, 언제, 어디에서나 사진을 찍어 위험한 상황만 간단하게 입력하고 제출만 누르면 신고가 처리된다. 아직도 많은 시민의 “그 까짓거~ 뭐”하고 등한시하거나 “뭐 되겠어~?”하고 무시해버리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나와 내 가족, 내주변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꼭 한번 해보시라고 말씀드린다. 우리 시민들의 높은 의식수준은 세계 최고라고 본다. 안전하고 행복한 대전을 만들기 위해 다시 한 번 시민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를 당부 드린다. 한건의 사고도 없는 안전한 연말연시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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