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선수들은 시즌 중에는 기본적으로 숙소에서 생활한다. 보통 1주일에 1~2경기씩 치르는데, 감독이 휴식일 등을 고려해 하루 이틀 정도 외박을 허용해야 '집밥'을 먹을 수 있다.
 
힘들게 집에 가도 1박이 고작이고, 휴식일이 길어야 꿀맛 같은 '2박'을 받는다. 하지만 남자부 삼성화재 선수들은 벌써 2주 가까이 '집밥'을 잊었다. 지금 그들의 집은 경기도 용인의 삼성트레이닝센터(STC)다.
 
연패에 빠지자 임도헌(44) 삼성화재 감독은 선수단 합숙을 통해 팀 분위기 결속에 나섰고, 삼성화재 선수들도 책임감과 함께 묵묵히 이에 따르고 있다.
 
삼성화재는 15일 현대캐피탈 전부터 25일 OK저축은행 전까지 4연패 늪에 빠졌고, 순위도 5위까지 추락했다. 바닥을 모른 채 추락하던 삼성화재는 28일 적지인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현대캐피탈에 3-1로 승리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작년부터 이어진 현대캐피탈 상대 6연패를 끊었고, V리그 출범 이후 최다인 팀 5연패 위기에서도 벗어난 삼성화재는 8승 11패(승점 29)로 4위를 되찾았다.
 
삼성화재는 주포 박철우(31)가 독감으로 결장한 가운데 값진 승리를 얻었는데, 경기 후 세터 유광우(31)는 "철우가 집에서 딸한테 옮은 건 아닐 거다. 집에 가지를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기고 빨리 (STC에서) 나가려고 한다. 지면 연습해야지, 집에 갈 생각을 못 한다. STC가 지금은 우리 집이고, 집은 잠시 바람 쐬러 나가는 곳"이라며 웃었다.
 
외국인 선수 타이스 덜 호스트(25) 역시 동료와 함께한다.  이날 천안 유관순체육관에는 타이스의 가족이 대거 출동했고, 타이스는 그들 앞에서 36득점 맹활약을 펼쳐 연패를 끊었다.
 
오랜만에 가족과 재회했으니 회포를 풀만도 하지만, 타이스는 "여자친구가 있으니 가족들이 어디든 갈 수 있을 것"이라며 동료와 함께하겠다고 선언했다.
 
임 감독은 믿고 따라와 준 선수들이 고맙기만 하다.  그는 "최근 선수들이 집에 간 적이 없다. 팀 결속 차원에서 힘들게 해서 미안하다. 훈련도 많이 했는데, 안 처지고 잘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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