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면적이 84㎡를 넘는 중대형 아파트 가격의 상승세가 무섭다. 최근 충청권 등에서 중대형 면적의 아파트 수요가 검증된 만큼 올해 특히 충청권에선 가격 상승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일 지역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분양에 나선 관저 더샵 2차는 87세대가 공급된 101㎡에 29.91대 1을 기록해 모든 전용면적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또 219세대를 제외한 모든 세대를 중대형으로 설계한 세종 중흥S클래스도 99㎡ A에 2.12대 1의 청약경쟁률을 보였고 125㎡에는 10대 1을 넘기도 했다. 천안 쌍용 코오롱하늘채의 경우 3세대를 모집하는 전용면적 90㎡는 2.15대 1을, 111㎡는 1대 1을, 134㎡는 2대 1을 각각 기록했다. 충북 가경 아이파크는 46세대를 모집하는 99㎡에 891명이 몰려 19.37대 1을, 33세대를 모집하는 112㎡엔 600명이나 청약을 접수해 18.18대 1의 청약경쟁률을 각각 보였다. 112㎡와 114㎡엔 청약경쟁률이 20대 1을 넘기도 하는 등 중소형 전용면적보다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중대형 전용면적에서 높은 인기를 보인 만큼 가격 상승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용 85㎡ 초과~102㎡ 이하 전용면적의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0.24%로 60㎡ 이하(0.25%) 다음으로 높았다. 102~135㎡, 135㎡ 초과 전용면적도 각각 0.24%, 0.18% 상승률을 보였다. 12월 마지막 주만 보면 중대형 전용면적의 가격 상승률은 뚜렷하다. 지난달 마지막 주 규모별 가격 상승률은 60㎡ 이하와 135㎡ 초과만 0.01% 상승한 반면 60㎡ 초과~85㎡ 이하는 -0.01%, 85㎡ 초과~102㎡ 이하는 -0.05%로 집계됐다. 102㎡ 초과~135㎡ 이하는 보합이었다.

중대형 전용 면적의 가격 상승은 신규 아파트 공급이 중소형 전용면적을 중심으로 이뤄진 영향이 크다. 2007년 전체 아파트 분양물량의 36.4%를 차지했던 중대형 아파트 공급은 2010년 20% 밑으로 떨어지며 줄곧 하락세를 보였고 2016년엔 10% 미만까지 하락했다. 특히 충북에선 아이파크를 제외하면 나머지 아파트들은 최고 전용면적이 84㎡였다.

다만 중대형 전용면적의 아파트 가격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주를 이룬다. 여전히 중소형 전용면적에서 높은 청약경쟁률이 나오기 때문이다. 특히 부동산 침체기가 찾아올 경우 가격 하락이 클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중대형 전용면적에 대한 수요는 분명히 있다. 건설사는 여전히 중소형 전용면적을 중심으로 공급에 나설 예정이어서 중대형 전용면적의 가격 상승은 기대할 만하다”며 “그러나 부동산시장이 침체되면 중대형 전용면적의 가격 하락은 빠르다는 단점도 있다”고 말했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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