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이장우 당 사수 의지 피력에도
李 지역구 안필응 시의원 탈당 결심

▲ 새누리당 대전시당 당직자와 당원들이 2일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무릎을 꿇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참배하고 있다. 새누리당 대전시당 제공

“위기 극복을 위해 겸허하고 낮은 자세로 시민 곁으로 다가가겠습니다.”

새누리당 대전시당(위원장 이은권)은 2일 새해를 맞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당직자와 당원 200여 명이 무릎을 꿇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참배를 하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당이 처한 심각한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단합하고 겸허하게 시민에게 다가갈 것을 다짐했다.

이은권 시당 위원장은 이날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태 등을 언급하며 “마음 깊이 반성하고 국민들과 대한민국을 지켜온 호국영령들에게 사죄하는 의미로 무릎을 꿇었다. 다시금 국민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더 낮은 자세로 다가가겠다”라고 강조했다.

인명진 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부터 사실상 탈당 요구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친박계 이장우 전 최고위원은 “2004년 당 지지율이 9%에 불과할 때 입당한 데서 보듯 어려울 때 함께하면 살길이 생긴다는 것을 경험했다. 폭풍우가 몰아치고 거센 풍랑이 일더라도 고요한 바다가 오듯이 이 모든 위기를 단합된 힘으로 헤쳐 나가면 역사에 오래 남는 새누리당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쫓겨나듯 당을 떠나지 않을 것이란 의지를 피력했다.

비박계 의원들이 집단 탈당해 개혁보수신당(가칭) 창당을 추진하며, 분당 사태를 맞은 새누리당이 이처럼 내홍 수습에 부심하는 가운데 대전에서도 탈당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이 안필응 대전시의원(동구3)으로, 공교롭게도 이 전 최고위원의 지역구 시의원이다.

안 의원은 2일 금강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양심적이고 용기를 가진 새로운 보수를 만드는 데 벽돌 한 장이라도 놓는다는 심정으로 신당에 참여하려 한다. 현재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고 오는 10일 전까지 탈당을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유선진당 소속으로 2010년 지방선거에서 처음 시의원 배지를 달았고, 2012년 18대 대선을 앞두고 선진당이 새누리당에 흡수통합되며 2014년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그는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소신을 따라 행동하려 한다. 그것이 새누리당에 실망한 국민들에게 조금이나마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만약 신당에서도 새로운 보수가 실현되지 않는다면 정치를 그만둘 각오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충청권 광역의원 중 최초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안 의원의 탈당이 지역정가에 얼마만큼의 파장을 일으킬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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