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네의 시골에서도 베 짜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서양도 이런 문화는 19세기까지 존속하다가 이젠 박물관용이 되어 버렸지만, 다행히 아래 그림들에서 보다시피 많은 화가가 이런 모습들을 그림에다 잘 담아 두었고, 동화작가로 유명한 그림형제들은 이런 다양한 전통들을 수집하여 글 속에 상세히 잘 기록해 두었다. 이들은 주로 손으로 실을 짜다가, 13세기부터는 물레를 이용하기 시작했다는데, 베 짜는 일이 주로 여인들의 작업이었지만, 18세기부터는 아마포를 짜는 남자들이 등장해 이런 직업군을 아들에게 물려주기 까지도 했지만 대체로는 여인들의 일감에 속했다는 견해가 강하다.

오늘은 베 짜는 여인들과 얽힌 이런저런 얘기들 중에서, 이들이 베를 짜면서 부른 노래들을 보기로 하자. 참고자료에는 이런 노래들의 음표들 까지도 기록하였지만, 직접 듣는 노래가 아닌 음표들이니 어떤 노래들인지는 가늠하기 힘이 든다. 다만 의문이 드는 것은, 이들도 우리네의 여인들처럼 베를 짜면서 한 서린 노래를 불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동양도 서양도 베를 짜면서 여인들이 노래를 불렀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사실은 도출할 수 있겠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서양인들의 이런 베틀노래 속에는 때때로 정치적인 풍자를 엮어서 불렀을 뿐만 아니라, 때론 군인가도 함께 불렀다고 한다. 1450~1460년에 작성된 한 문서인 로흐아머에는 독일의 민속노래로서는 최고로 의미로 간주되는 45곡이 수록되어 있다.

엘리자베드 린드너의 저서에 보면 이들은 베를 짜면서 노래만 한 것이 아니라 때로는 베틀 오락과 춤까지 추었다 한다. 먼저 오락을 보면 1575년에는 한 수집가가 베를 짜면서 즐긴 800 종류의 오락을 남겨둔 기록이 있다. 사실 이런 오락들은 당시에 그리 환영받지 못했다.

중세에는 돈을 걸고 하는 오락은 법적으로 금지였는데, 특히 돈 걸고 하는 주사위 놀이에 대한 비판은 더 심했고, 관청에 걸리기만 하면 죄인으로 간주되었다.

다음은 역시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등장한 춤 얘기다.

왜일까? 이들이 대낮이 아닌 야밤에 함께 춤을 추었기 때문이다. 기록을 더듬어 보면 1577년의 메르켄 도르푸 주민들이 뿔이 났는데, 그 이유는 베 짜던 이들이 베를 짜다 말고 한밤중에 거리에서 완전히 축제 분위기 속에서 춤을 추었기 때문이다 1591년의 기록에는 밤 12시에 이르기까지 춤을 추자 주민들이 집단으로 거세게 반발했다는 기록도 남아있다. 몇백 년이 더 흐른 뒤인 1748년도 마찬가지였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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