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기구 수장에서 새내기 정치인으로 변신한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이 오는 12일 귀국, 사실상 대선주자로서 국민 앞에 선다. 조기 대선 정국에 충청대망론과 연계돼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모아지는 그가 과연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 주목되는 가운데 반 총장에 대한 ‘현미경 검증’을 벼르는 야권 주자들은 연일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새내기 정치인 潘이 던질 화두 뭘까?

4일 미국 뉴욕의 UN 사무총장 공관을 떠난 반 전 총장은 귀국 전까지 애팔래치아 산맥의 한 산장에 체류하며 정치인으로의 향후 행보를 구상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그가 고국 땅을 밟는 직후 내놓을 첫 화두는 대통합과 대타협,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소통 등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좀 더 나아간다면 개헌과 정치개혁·정당개혁, 경제 문제 등이 언급될 것으로 보인다.

그의 귀국에 맞춰 국내에서 대선 출마를 준비해 온 실무진은 서울 마포에 사무실을 물색 중인 것으로 전해졌고, 여러 분야와 계층의 인사들을 두루 만나면서 ‘소통 행보’에 나설 가능성이 큰 반 전 총장은 일단 10년간 UN 사무총장으로서의 활동과 성과를 국민에게 보고하는 것을 첫 일정으로 잡고, 이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려면 현실 정치인들의 도움이 필수적인 만큼, 정치권 인사들도 진영과 계파를 가리지 않고 두루 접촉할 것으로 관측된다.

◆野 주자들 ‘反潘’ 공세에 고삐

보수 성향인 반 전 총장의 귀국이 임박하면서 야권 대선주자들은 그에 대한 공세에 고삐를 쥐고 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4일 경남도의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반 전 총장에 대해 “변화-검증-준비 3가지 면에서 모두 미지수인 인물이다. 구시대-구체제 속에서 늘 (혜택을) 누려온 사람이다. 촛불 민심이 요구하는 변화에 적합한 의지가 과연 있는지 의문이 든다”라며 현 시국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

이어 “오래 해외에 나가 있었고 정치활동을 하지 않아 검증과정을 거쳐야 하고, 국내 정치로부터 떠나 있어 난국을 헤쳐나갈 준비가 돼 있는지 의문스럽다”라고 위기 극복의 리더십에 의구심을 표했다.

반 전 총장을 향해 “정치판에 기웃거리지 말라”고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던 안희정 충남지사는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 “반 전 총장은 신의가 없는 분이다. 개인 간의 관계에서도 신의를 지키지 못하는데 오천만 국민에게 어떻게 신의를 지키겠느냐”라고 꼬집었다. 안 지사는 지난달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반 전 총장이 본인이 모시던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후 조문조차 하지 않았음을 거론하며 ‘신의 없는 사람’이라고 지칭한 바 있다.

◆개혁보수신당 “영입은 하되 추대는 아니다”

한편, 반 전 총장이 손을 잡을 정치세력으로 ‘간택’ 되길 학수고대하는 개혁보수신당(가칭) 주호영 원내대표는 그의 영입과 관련, “대선 후보로 추대한다는 의미의 영입은 없다”라고 발언했다.

주 원내대표는 4일 대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당에서 공직 후보를 어떻게 낼지에 당헌·당규를 마련하지 않았지만, 경선을 피할 수 없다. 반 총장이 정당을 선택한다면 개혁보수신당이 될 수밖에 없다”라고 전망하며 이같이 말했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