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겨울 날씨 속에 길거리를 걷다 보면 여기 저기서 어그부츠를 찾아보기가 쉽다. 직장인 권 모씨(32세, 여성)도 ‘어그부츠 마니아’다. 발이 시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따뜻한데다, 어떤 옷에도 어울려 편하게 신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권 씨는 요즘 어그부츠에서 운동화로 신발을 바꿨다. 발바닥의 통증 탓이다. 권 씨는 “어그부츠를 신고 한참을 걸으면 발바닥 안쪽과 발 뒤꿈치가 쿡쿡 쑤신다. 처음에는 큰 일이 아니라고 여겼는데, 시간이 지날 수록 발이 심하게 아파 더는 신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통 발에 통증을 초래하는 신발로는 하이힐이 첫 손에 꼽힌다. 굽이 높은 신발을 신으면 발의 앞쪽에 무게가 실리면서 통증을 일으키는 것이다. 하지만 정 반대로 어그부츠나 플랫슈즈처럼 굽이 너무 낮은 신발도 발 통증의 원인이 되곤 한다.

서초 세바른병원 고재한 원장은 “어그부츠는 바닥이 평평한데다 충격을 흡수해 줄 쿠션도 거의 없는 것이 일반적이다. 결국 발이 지면과 맞닿을 때의 자극이 고스란히 발바닥으로 전달되기 때문에, 오랜 시간 착용하면 발바닥이나 발 뒤꿈치에 통증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발바닥의 통증은 만만하게 볼 만한 증상이 아니다. 일시적인 통증이라면 다행이지만, 족저근막염과 같은 족부질환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족저근막은 발바닥의 아치 형태를 유지하고 발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는 두꺼운 막을 말한다. 보행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 족저근막이 반복적으로 자극을 받으면 붓거나 염증이 생길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족저근막염이다.

주된 증상은 아침에 잠에서 깨어 발바닥을 내디딜 때 나타나는 찌릿한 통증이다. 보통 발꿈치 안쪽 부분에 통증이 심하며, 통증은 걸을 때 뿐만 아니라 가만히 서있을 때도 계속되기 때문에 일상생활에 많은 불편함을 초래한다. 더불어 발이 뻣뻣하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이 때는 해당 질환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치료법으로는 체외충격파 치료가 있다. 체외충격파는 피부 바깥에서 병변 부위에 충격파를 전달해 손상된 인대와 조직을 자극하는 치료법으로, 해당 질환의 경우 발바닥에 직접 적용하면 혈관 재생을 도와 통증을 완화시켜 준다. 치료에 소요되는 시간이 20분 내외로 짧고 입원이나 별도의 회복기간이 필요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손상이 심한 상태라면 프롤로테라피와 같은 비수술 치료를 권할 수 있다. 프롤로테라피(Prolotherapy)는 증식(proliferation)을 의미하는 영어에서 유래한 이름으로, 세포 재생을 유도하는 약물을 손상 부위에 주입하는 시술이다.

서초 세바른병원 고재한 원장은 “시술은 초음파 기기로 발바닥 부분을 세밀히 살피면서 진행된다. 즉, 초음파 유도 하에 병변을 확인한 뒤 고농도의 포도당을 주사하는 것인데, 이 과정을 통해 손상된 족저근막을 튼튼하게 만들어준다.”고 밝혔다.

주사기를 이용하는 프롤로테라피는 시술시간이 10~15분 정도로 짧은 것이 특징이며 시술 후 부작용이나 후유증, 합병증의 우려가 매우 적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시술 후 바로 일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므로 활동에 제약을 주지 않으며, 이후 반복적으로 시행에도 무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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