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지지세력 난립, 천군만마 기대감 속 대선가도 발목 우려도
오는 12일 귀국 예정으로 갈길 바쁜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에게 우후죽순 결성된 팬클럽들은 ‘호재로 작용할까 악재로 작용할까’ 그 시험대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수많은 ‘반기문 팬클럽’들에 대한 기대감과함께 우려의 목소리가 서서히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팬클럽 난립은 반 전 총장에 대한 기대감의 방증이다. 어느 정당에 소속돼 있지 않은 반 전 총장으로선 나쁘지 않다. 지지세력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고 있어서다. 무소속인 반 전 총장에게 팬클럽이 천군만마의 역할을 할 수 있다. 반대로 팬클럽이 대선가도에서 반 전 총장의 발목을 잡아 악재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일정 부분 팬클럽의 통합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시점이다.
일단 반 전 총장 귀국 직전인 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반기문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반사모)’이 전국 단위 출범식을 가졌고, 10일에는 ‘글로벌시민포럼’도 서울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창립대회를 개최한다.
이미 발족돼 활동에 들어간 모임들도 상당수다. 우선 대표적인 것이 ‘반딧불이’다. 반 전 총장을 UN 수장으로 만들기 위해 결성됐던 이 단체는 지난해 10월 대통령 만들기로 목표를 바꿔 재출범해 세 규합에 나선 상황이다. 반 전 총장을 지지하는 충청 출향인사들의 모임인 ‘나라사랑국민총연합’(약칭 반총연)도 본격 활동을 시작했다.
여기에 ‘글로벌 반기문 국민협의체’와 반 총장의 모교인 충주고 동문이 주축이 된 ‘반존회(반기문을 존경하는 사람들의 모임)’, 30·40대가 회원인 ‘반사모 3040’, 지난달 1일에는 반 전 총장을 지지하는 충북 인사가 주축인 ‘한국통일산악회’ 등도 창립식을 갖고 반 전 총장 대통령 만들기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
이처럼 반 전 총장 지지세력들이 지속적으로 생성되고 있는 상황에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해관계가 서로 다른 조직들이 대선 본선에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불화산 같은 존재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지지세력 속에서도 이를 매우 우려하는 발언이 나오고 있다. 반사모의 한 관계자는 “조만간 군소 조직들과 연대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4곳의 임의단체, 2곳의 산악회와 통합이 논의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반 전 총장이 현재 정당이 없는 상황에 지지세력들이 본선에서 반 전 총장을 뒤흔들 수 있다. 여기에 반 전 총장이 나서지 않는 한 지지세력들 간의 통합 가능성도 낮다”라며 “그런 모래알 같은 지지세력으론 대선전에 나설 수 없어 결국 정당 소속이 되든가, 아니면 정당을 만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강성대 기자 kstars@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