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높이고 있다.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금년 말까지 4%대 진입까지 예상되고 있다. 주택 담보대출을 받은 가계의 대부분은 변동금리를 약정했기 때문에 금리 인상은 서민은 물론 중산층의 생활을 강도 높게 짓누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연말 기준 10년 이상 분할상환 조건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평균 3~3.44%를 기록했다. 한 분기 전인 9월말과 비교할 때 무려 0.5~0.8% 포인트 올라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가산금리는 상승폭이 더욱 가파른 곡선을 그리고 있어 무리해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가계의 생활압박이 염려되고 있다.

계속되는 실업난에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고, 경기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자영업자들의 몰락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주택담보대출이 급상승하고 있는 것은 국가경제 전반에 먹구름을 암시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대출금리 1%가 오를 경우, 가계의 이자부담은 연간 3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동안 낮은 금리로 고액의 주택담보대출의 떠안고 무리해서 주택을 구입한 가계의 자금압박이 점차 현실이 되고 있다.

최근 국내 경제는 말이 아니다. 세계적 경기 불황에다 중국이 우리의 주력 상품 경쟁국으로 부상하면서 시장을 잠식해가고 있고, 청년실업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그나마 저금리 기조가 유지돼 건설과 부동산이 경제를 지탱했지만 금리가 인상되면 그나마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예견되고 있어 사실상 우리의 금리인상은 피해가기 어려워 보인다.

이달 15일 코픽스가 결정될 예정인 가운데 최근 수개월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이번에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금리변동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우리의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최근 수년간 지속된 저금리 기조는 이제 종적을 감출 것으로 예상된다. 여러 정황상 국내 금리가 인하할 가능성은 없다고 단정 지을 수 있다. 저금리에 기대 무리해서 집을 구입한 가계는 심각한 상황을 맞게 됐다.

기업들은 불황에 대비해 자금을 축적해 두었지만 여유자금 없이 큰 부채를 안고 있는 가계는 꼼짝없이 이자폭탄을 맞게 됐다. 주택담보대출의 고금리가 이어질 경우, 주택건설경기가 위축되는 것은 물론이고 불어난 이자를 감당 못해 집을 은행에 넘겨주고 거리로 나앉는 가정도 속출할 것으로 염려된다. 우려했던 최악의 상황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처지를 극복할 준비도 미흡하고 국가의 대처 능력도 바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정치 위기가 경제 위기까지 확산된 형국이다. 2017 대한민국 경제가 심히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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